<35> 대구 달성군 

[저작권 한국일보] 18일 대구 달성군 해피아이어린이집 아이들이 도동서원을 방문하기 위해 달성군참꽃투어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우리가 지금 가는 곳은 여러분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공부하던 곳이에요. 지금 여러분은 모자를 쓰지만, 그때는 그 모자를 갓이라고 불렀답니다.”

18일 오전 10시, 대구 달성군 하빈면 한 어린이집 앞. 3대의 달성군참꽃투어버스는 120명의 어린이와 인솔교사, 해설사로 가득 찼다. 첫 목적지인 도동서원을 향해 달리는 동안 동승한 해설사가 도동서원의 유래 등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쉽고 익살스럽게 설명하자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달성군의 문화와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시티투어버스가 인기다. 달성군참꽃투어버스라 이름 붙인 시티투어버스는 △평일 및 토ㆍ공휴일의 송해코스, △일요일 도동코스 2개 정규코스와 7, 8월 ‘대프리카’ 테마코스로 야경코스를 운행했다. 여기에다 투어 참가자들의 특성과 희망에 따라 코스를 재설계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저작권 한국일보] 18일 대구 달성군 해피아이어린이집 아이들이 도동서원 내 은행나무를 둘러싸고 손을 마주잡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 18일 대구 달성군 해피아이어린이집 아이들이 도동서원 내 중정당에서 환하게 웃어보이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 18일 대구 달성군 해피아이어린이집 아이들이 도동서원 내 용머리 석조기단에 대한 우남희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탑승객 맞춤투어… 예약만 하면 원하는 코스로도 운행 

운영은 순환형이 아닌 사전 예약을 받아 일정 수를 넘으면 출발하는 모객제다. 평일엔 15명 이상이면 출발한다. 주말은 한 명이라도 운행한다.

투어는 오전 9시 대구의 관문 동대구역에서 시작한다. 대구역(오전9시15분)과 도시철도 1호선 설화명곡역(오전10시)을 거쳐 기착지로 이동한다. 평일 단체는 달성군 내 관광지나 체험코스를 탄력적으로 반영한다. 올 들어 8월까지 약 4,500여명이 이용했고, 이 중 어린이가 866명이다.

이날 투어 첫 기착지인 도동서원은 도학의 창시자인 한훤당 김굉필 선생을 배향한 서원이다. 사적 제 488호로,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 9곳 중 하나다. 지난 16일 지역 유림 등이 고유제(告由祭)를 지냈고 21일엔 등재를 축하는 음악회도 열 예정이다.

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은 환주문과 중정당, 석조기단 등 도동서원 곳곳을 신기한 표정으로 살폈다. 조금은 어려운 이야기지만 문화관광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에 귀를 쫑긋하며 집중했다. 김마루(6)군은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들으며 보니 너무 좋다”며 “집에 가서 엄마아빠에게도 오늘 본 것을 설명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에 도착한 대구국립과학관은 2개의 상설전시관과 영유아 전용 체험관, 천체투영관 등을 갖춘 과학교육의 요람이다. 지난달 6일 개관 5년 8개월 만에 방문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이윤양(40) 해피아이어린이집 원장은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달성군 대표 관광지를 저렴한 가격은 물론, 아이들 맞춤 코스로 진행할 수 있어 참여했다”며 “단순한 관광이 아닌 아이들 맞춤 해설까지 더해져 아이들에게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고 말했다.

대구 달성군 옥포읍 옥연지 송해공원에 튤립이 만개해 있다. 달성군 제공
대구 달성군 옥포읍 옥연지 송해공원 야경 전경. 달성군 제공
 가을 한철 투어가 연중투어로… 야간코스도 추가 

달성군참꽃투어는 2017년 10월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도동서원과 대구국립과학관은 물론, 송해공원, 마비정벽화마을, 사문진 주막촌, 비슬산 자연휴양림 등 대구의 숨은 관광지를 관광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달성군은 대구 전체 면적의 48%나 될 정도로 넓지만 대중교통은 이를 따르지 못한다. ‘뚜벅이’들에겐 멀기만 한 곳이다.

달성군은 관광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선별, 코스를 설계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투어 할 수 있도록 시티투어버스를 시작했다. 버스마다 문화관광해설사가 탑승해 주요 관광지를 해설한다.

첫해는 10월 28일부터 12월 24일까지, 지난해엔 4월 28일부터 12월, 올해는 3월부터 12월까지 운영기간을 확대하고 있다. 참가비는 성인 5,000원, 중ㆍ고생, 국가유공자, 65세 이상 경로 4,000원, 어린이ㆍ장애인은 3,000원, 48개월 미만 영아 무료다. 체험비나 점심값 등은 각자 부담이다. 이용은 대구시관광협회(053-746-6407)로 문의하면 된다.

우남희(56) 문화관광해설사는 “달성군에서 먼 대구 동구나 북구지역은 물론 서울 제주 대전 제천 부산 등 전국에서 찾고 있다”며 “비슬산, 송해공원 등 계절별로 각 관광지 느낌이 새로워 몇 번을 찾아도 즐거운 관광이 될 것이다”며 추천했다.

지난 7, 8월 두 달간 실시한 야간투어는 ‘대프리카’ 대구의 무더위를 피한 테마코스로, 남평문씨 본리 세거지→사문진주막촌→송해공원 코스로 진행했다. 남평문씨 세거지엔 고려말 우리나라에 목화씨를 가져온 문익점을 기리는 목화밭과 골목을 가득 채운 능소화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사문진주막촌의 낙조와 송해공원의 화려한 야간경관조명은 한여름 대구의 무더위를 식혀주기에 그만인 곳이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 사문진나루터에 사문진유람선 달성호가 떠 있다. 유람선은 달성습지, 강정보, 옥포간경리, 주만촌을 경유한다. 달성군 제공
대구 달성군 화원급 마비정벽화마을에서 관광객들이 벽화를 활용해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달성군 제공
대구 달성군 화원읍 사문진 주만촌에서 관광객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달성군은 2013년 11월 8,600여 ㎡ 부지에 한옥 형태의 전통주막 3채를 단장해 옛 보부상의 정취를 살린 사문진 주막촌을 열었다. 달성군 제공
 스토리가 있는 달성… 국민MC송해 선생부터 피아노까지 

참꽃투어 주요 기착지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스토리가 있다. 송해공원, 사문진주막촌, 마비정 벽화마을이 대표적이다.

송해공원은 달성군 옥포읍 옥연지 일대에 국민MC 송해 선생의 이름을 따 지었다. 이곳은 실향민인 송해 선생의 처가집이 있는 곳이다. 대구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하다 석옥이 여사를 만난 그는 1983년 옥연지가 보이는 산기슭에 자신의 묘 자리도 마련해 두었다. 달성군은 그를 명예군민과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송해공원도 조성했다. 한번 건너면 100세를 살고, 두 번 건너면 100세까지 무병장수 할 수 있다는 백세교와 둘레길테크, 바람개비쉼터, 송해정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달성군 화원읍 낙동강변의 사문진나루터는 낙동강에 흔한 나루터이지만 특별한 곳이다. 한국 최초로 피아노가 들어온 나루터다. 1900년 미국인 선교사 사이드 보탐 부부가 사문진 나루터에 내렸다. 피아노를 처음 본 주민들은 ‘귀신통’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달성군은 뮤지컬을 만들고 2012년부터 100대 피아를 동시에 연주하는 콘서트를 해마다 열고 있다. 올해 100대 피아노 콘서트는 28, 29일 열린다.

 전국 82개 군 중 인구 1위… 전통과 문화, 첨단이 어우러진 달성군 

달성군 시티투어버스는 광역시의 기초자치단체로는 전국에서 유일하다. 숨은 관광지와 전국 82개 군 중에서 인구 1위라는 위상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달성군에 따르면 8월 현재 25만5,000여명으로, 전국 군단위로는 1위다. 2017년 1월 울산 울주군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후 계속 늘고 있다. 초저출산 시대에 5년 연속 출생아 수가 느는 등 ‘젊은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대구의 첫 세계유산인 도동서원과 대구시 제1호, 제2호 관광지로 지정된 비슬산, 화원유원지 등 달성군의 다양한 관광지와 문화유적지를 많은 관광객들이 참꽃투어를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달성군의 관광지 개발 및 관광객 유치에 힘써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윤희정 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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