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의석 확보 실패… 연임 불투명

   

17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 나선 베니 간츠(왼쪽부터) 청백당 대표,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이스라엘 베이테누당 대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 결과, 5선을 노리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연립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연임이 불투명해지면서 그의 운명은 ‘어제의 동지’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이스라엘 베이테누(이스라엘은 우리집)당 대표가 쥐게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18일 90% 이상 진행된 투표 개표 결과, 전체 120석 가운데 집권 우파 리쿠드당과 중도 청백당이 각각 32석씩 획득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4개 아랍계 정당 연합체인 ‘조인트리스트(12석)’와 이스라엘 베이테누당(9석)이 뒤를 이었다. AP통신은 “우파 동맹 의석 수를 다 합쳐도 56석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백당에 우호적인 중도좌파 역시 비슷한 의석이 예상된다. 누가 제1당이 되더라도 과반(61석)에는 모자라 연정 출범까지 험로를 예고한 셈이다.

이스라엘은 대통령이 연정 구성 가능성이 높은 정당 당수를 총리 후보로 지명해 42일 동안 시간을 준다. 여기서 실패하면 다른 정당 대표에게 권한이 넘어간다. 어느 쪽이든 아랍계 정당들과 선뜻 손을 잡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리에베르만 선택에 따라 승부 추가 확 기울 수도 있다. 외신들이 앞다퉈 그를 ‘킹메이커’로 칭하며 의중을 주시하고 있는 이유이다. 일단 리에베르만은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출구조사 직후 “우리에게는 하나의 선택권만 있다”면서 리쿠드당과 청백당을 아우르는 ‘대연정’이 아니면 연정에 불참하겠다고 못 박았다.

대연정이 아니더라도 현재로선 이스라엘 정당들의 이해관계가 정치ㆍ종교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탓에 연정 시나리오 자체를 점치기 어렵다. 원래 리에베르만은 우파 연정의 국방ㆍ외무장관을 지내는 등 네타냐후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 중 하나였다. 하지만 4월 총선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들에게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문제를 놓고 네타냐후와 충돌하다 끝내 연정 참여를 거부했다. 그는 “이스라엘인들의 삶에 종교 색채를 없애야 한다”며 네타냐후의 전통적 우군인 종교정당들과의 연합을 반대하고 있다. 반면 네타냐후는 불리한 잠정 개표결과에도 “새로운 ‘시온주의자’ 정부 구성을 추진할 것”이라며 종교 편향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청백당도 네타냐후와의 연정은 극도로 거부하고 있다. 베니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의 부패를 이유로 “(최종 결과에 상관 없이) 이스라엘 최장수 지도자는 패배했다”고 선언했다. 각각 중도 및 극우를 표방하는 청백당과 이스라엘 베이테누당 역시 요르단강 서안지구 처리 등 아랍세계에 대한 시각 차가 커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정 논의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든 코너에 몰린 쪽이 네타냐후 총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네타냐후의 자서전을 쓴 정치평론가 안셸 페퍼는 일간 하레츠에 기고한 글에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네타냐후 마법은 끝났다”며 재집권 가능성을 낮게 봤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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