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화음과 고운 선율을 구현하며 ‘악기의 제왕’이라고도 불리는 오르간을 중심으로 실력 있는 연주자를 가리는 국제 콩쿠르가 국내에서 처음 개최된다.
롯데문화재단과 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는 내년 제1회를 맞는 한국 국제오르간콩쿠르를 공동으로 창설한다고 18일 밝혔다. 내년 4월 서류접수를 시작으로 9월 23일 최종 우승자가 발표된다.
국제 규모의 오르간 연주 경연이 국내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자경(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오르가니스트협회 이사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능 있는 오르가니스트를 발굴하고 오르간 음악을 더 많은 대중에게 알리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주변국에 비해 한국의 오르간 국제 콩쿠르 출범은 늦은 편이다. 일본에는 1988년부터 개최된 무사시노-도쿄 국제 오르간 콩쿠르가 있고, 중국에서도 2017년 상하이 국제 오르간 콩쿠르가 출범했다. 오 이사장은 “국내에서 국제 오르간 콩쿠르가 열리지 않은 이유는 재정적 지원이 부족했고 음향 좋은 오르간을 보유한 공연장이 드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6년 롯데콘서트홀에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 데 이어 다양한 레퍼토리가 연주되면서 오르간 콩쿠르 창설에 대한 논의가 무르익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국제오르간콩쿠르 1위 수상자에게는 상금 8,000달러와 향후 2년간 롯데콘서트홀 기획공연 출연 기회가 주어진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는 독일 오르가니스트 아르비드 가스트는 “결선에서는 참가자가 바흐 곡 1곡과 위촉곡 1곡을 비롯해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며 “음악가로서 프로그램을 짜는 중요한 능력도 따져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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