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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리 새 번호판 일본차 속속 포착…일본 불매운동 무시했나?

입력
2019.09.1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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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새 번호판 단 일본차, 법규 위반 시 꼭 신고” 주장도

수원도시공사 번호판제작소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오전 9월부터 도입되는 8자리 번호판을 점검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수원도시공사 번호판제작소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오전 9월부터 도입되는 8자리 번호판을 점검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9월부터 자동차 번호판이 기존 7자리에서 8자리로 변경되면서 새로 바뀐 번호판을 부착한 일본 자동차회사 차량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번호판을 부착한 차량은 대부분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한 8월 이후 구매됐을 가능성이 높아 불매운동 효과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앞자리가 3자리인 번호판을 부착한 일본 브랜드 차량 사진이 여러 개 올라왔다. 기존 ‘2자리 숫자+한글+4자리 숫자’ 구성된 번호판이 아닌 ‘3자리 숫자+한글+4자리 숫자’로 구성된 8자리 번호판이어서 지난 1일 이후 등록된 차량이라는 판별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달 번호판 변경을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3자리 번호판을 불매운동 불참자 식별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새 번호판을 부착한 일본차는 불매운동 이후 차량을 구매한 것이니 불매운동 동참 여부를 구분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일본 자동차 업계는 소비 심리가 위축돼 판매 부진이 심화될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새로운 번호판을 부착한 일본차 사진과 게시물에는 “3자리 번호판으로 렉서스 모는 용자. 용기가 대단한 사람이다. 그 선물로 과태료 용지가 날아가게 해줘야 한다”(젖은***), “어제 퇴근하고 집 가는데 같은 모델 봤다. 앞번호 3자리 새차 렉서스”(베시***), “동해고속도로에서 목격한 3자리 번호판 렉서스다”(앞뒤***), “도요타 3자리 번호판 봤다. 불매인 상황에서 하필 일본차를”(jin***) 등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9월부터 번호판 앞자리가 2자리에서 3자리로 변경되면서 새로운 번호판을 부착한 일본차들이 온라인상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9월부터 번호판 앞자리가 2자리에서 3자리로 변경되면서 새로운 번호판을 부착한 일본차들이 온라인상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3자리 번호판을 부착한 일본차가 교통법규를 위반할 경우 반드시 신고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한 누리꾼은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앞 번호판 3자리 일본차는 법규 위반 시 무조건 신고하자. 일본차 신고에 동참하자”(에드***)고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 글에는 “3자리 번호판 일본차는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아니다”(im***), “렉서스 아니라도 그 가격에 좋은 차가 많은데 굳이 산 거는 매국노 아니냐”(폭행***), “3자리 번호판 차주들은 매국노라고 떠들고 다니는 거나 마찬가지다. 실선 변경, 깜빡이 등 무조건 신고다”(비오***) 등 부정적인 댓글이 여러 개 달렸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불매는 하되 강요는 하지 말자”(디스***), “브랜드 자체가 좋아서 차를 사는 사람도 있을 텐데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면 안 된다”(부산***), “3자리 번호판 일본차를 보면 정말 별로지만 선동하는 모습으로 보여서 안타깝다”(ssd***), “차를 미리 주문해놓고 이제 받은 걸 수도 있지 않냐”(joo) 등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새로운 번호판 시스템으로 일본차 구매 시기가 확인되면서 일본차 소비 심리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8월 판매량은 7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특히 혼다의 판매량은 287대, 도요타는 255대 줄어드는 등 불매운동 영향력도 확인됐다.

자동차 거래 플랫폼 ‘직카’의 이수엽 빅데이터 연구원은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소비자들은 주변의 인식을 신경 쓰면서 (자동차를)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며 “(달라진) 번호판 시스템이 소비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가 지속적으로 감소해와 감소율이 더 커지진 않더라도 9월 판매량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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