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학교가 대대적인 학사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나섰다. 학내ㆍ외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학내 구성원을 상대로 공청회를 연다. 입학자원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재정난 극복과 낙제 수준의 기본역량 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개편안이 확정되면 2021학년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17일 순천대에 따르면 최근 학사구조 개편을 위한 포럼과 공청회를 열고 학과 통폐합과 행정 구조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학과 통폐합 방안으로는 규모가 작은 과를 한 개로 묶는 ‘대과 체제’ 개편안이 제시됐다.
20∼29명으로 운영 중인 학과는 30∼40명 규모의 대과 체제로 통합하고 시대 변화에 맞춰 융합 전공과 융합 교과를 신설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성격이 비슷한 학과를 하나로 묶거나 학생 충원율이 낮은 학과를 폐과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1학년도 입학정원은 1,618명으로 2019학년도와 같고 일반학과는 37개에서 29개로 줄어든다.
단과대학 통폐합도 추진한다. 기존 사회과학대학과 인문예술대학은 인문사회예술대학으로 통합하고 교양융합대학은 내년에 폐지한다. 약학대학은 4년제에서 6년제로 전환하고 생명산업과학대학, 공과대학, 사범대학, 미래융합대학은 현행대로 유지한다.
학사구조 개편안은 이날 순천대 70주년기념관에서 교직원과 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다. 공청회는 학사구조개편안 설명에 이어 참석자들의 질의, 응답 순으로 열린다. 공청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구조 개편에 반영할 계획이다.
공청회에 앞서 지난 7월말부터 순천대는 대학에 적합한 학사구조개편 모형 개발과 방향 설정을 위해 네 차례에 걸쳐 연 120여명의 교수가 참여한 브레인스토밍(문제해결 아이디어 구상)을 열어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지난달에는 내ㆍ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해 ‘순천대, 개혁 없이는 생존 없다’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브레인스토밍, 포럼, 공청회 등을 통해 제시된 학사조직 개편과 학사운영 효율화 방안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을 정리해 이달 중으로 개편 시안을 마련하고 이후 구성원의 의견수렴과 조정을 거쳐 최종 개편안을 10월 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순천대는 지난해 9월 교육부의 대학 평가에서 하위 36%에 해당하는 역량강화대학에 포함되면서 구조조정 논의가 진행됐다. 대학 평가 때 낙제점을 받자 구성원들의 사퇴 압박을 받은 박진성 전 총장이 임기 1년을 남겨 놓고 중도 사임하는 등 내부 진통을 겪어왔다.
고영진 총장은 “전 구성원의 참여와 의견을 반영해 추진하는 이번 학사구조 개편은 우리 대학의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며 “위기를 지혜롭게 대처하고 갈수록 심화되는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한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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