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가 주연 겸 제작자로 참여한 영화 ‘애드 아스트라’.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신드롬급 인기로 한 시절을 들었다 놓았고 여전히 이름만으로도 전 세계 여성 팬을 설레게 하는 할리우드 특급 배우들이 9월 극장가에 찾아온다. 브래드 피트(56)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45)의 신작이 오랜만에 한국 관객에게 소개되고, ‘존 윅’ 시리즈를 통해 액션 스타로 거듭난 키아누 리브스(55)는 전공 분야나 다름없는 SF 장르로 돌아왔다. 할리우드 대형 배우들의 신작이 한꺼번에 쏟아지기는 이례적이라 더욱 눈길 끄는 3파전이다.

피트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영화 ‘애드 아스트라’를 한국(19일)과 미국(20일)에서 동시에 선보인다. 최근 폐막한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제작사 플랜B를 설립한 뒤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작품상 수상작인 ‘노예 12년’(2014)과 ‘문라이트’(2016),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 등에 참여하며 제작자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피트는 이 영화에도 제작자로 이름을 올렸다.

‘애드 아스트라’는 아버지에 이어서 우주비행사가 된 로이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 소령이 16년 전 우주에서 실종된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구 생존과 관련한 메시지를 전하러 우주의 끝 해왕성으로 떠나면서 시작된다. 우여곡절 끝에 중간 기착지인 화성에 도착한 그는 아버지가 과거에 위험한 실험을 벌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충격에 빠지고 흔들리는 믿음과 임무 사이에서 내적 갈등에 휩싸인다.

영화는 SF 장르에서 흔히 예상되는 스펙터클을 뛰어넘어 인간이라는 소우주를 탐사하고 개인의 존재를 사색한다. 모노 드라마에 가까운 피트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만약 우주에 아무것도 없고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공허만 있다면 어떨까 하는 시점을 가진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항공 엔지니어와 실제 우주비행사들의 자문을 받아 창조한 우주 공간은 아득한 공허를 체감하게 한다.

세계 영화사에 다시 없을 꽃미남 청춘 스타에서 중후한 중년 배우로 거듭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 브래드 피트와 호흡을 맞춘다. 소니픽처스 제공

피트의 행보는 곧바로 25일 개봉하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로 이어진다. 디캐프리오가 피트와 쌍두마차로 나선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캐스팅”이라고 자부한 호화 캐스팅이다. 올해 칸국제영화제를 달군 최고 화제작으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쟁하기도 했다.

영화의 배경은 1969년 격변기 미국 로스엔젤레스(LA). 한물간 서부극 스타 릭 달튼(리어나도 디캐프리오)과 스턴트 대역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가 사이비 교주이자 희대의 살인마인 찰스 맨슨 사건에 우연히 휘말리게 된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이자 유명 배우인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가 맨슨 추종자들에게 살해당한 실제 사건에 허구 인물인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버무렸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디캐프리오와 피트가 한 화면에 담겼다는 사실일 테다. 타란티노 감독 팬이라면 ‘킬빌’ 시리즈와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 ‘장고: 분노의 추적자’(2013)에서 익히 보았던, 잔혹하지만 B급 정서 물씬한 액션이 반가울 것이다. 칸영화제 당시 미국 영화 매체 인디와이어는 “타란티노 감독이 최근 즐겨온 무자비한 판타지의 향연”이라며 호평했다.

‘존 윅’ 시리즈로 액션 스타로 거듭난 키아누 리브스가 SF 스릴러 영화 ‘레플리카’로 돌아온다. 조이앤시네마 제공

올해 ‘존 윅 3: 파라벨룸’과 목소리 연기로 참여한 ‘토이 스토리 4’로 각각 100만명과 340만명을 동원하며 새로운 흥행 강자로 떠오른 리브스는 25일 개봉하는 신작 ‘레플리카’로 돌아온다. 사고로 가족을 잃은 생명공학자 윌(키아누 리브스)이 인간 복제 실험으로 아내와 아이들을 되살리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다시 찾은 행복도 잠시, 복제 가족은 이상 행동으로 윌을 혼란에 빠뜨리고, 급기야 윌과 복제 가족은 인간 복제 알고리즘을 노리는 거대 조직에 쫓기게 된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결과로 빚어진 극단적 상황이 서스펜스를 자아내며 관객에게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제프리 나크마노프 감독은 “죽은 이를 되살리기 위해 신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게 끔찍한 이야기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만약 당신이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과연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음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매트릭스’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리브스를 오랜만에 SF 장르에서 만나니 더 반갑다. 때마침 ‘매트릭스’ 1편(1999)이 개봉 20주년을 맞아 4DX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다시 관객을 만난다. ‘레플리카’와 같은 25일 개봉이다. 최근 ‘매트릭스 4’ 제작 소식도 전해져 더욱 관심을 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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