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 SSG닷컴은 최근 3년간 패션 상품보다 식품을 구매하는 남성 고객들의 매출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준 기자

대기업 계열사에 근무하는 유민석(가명ㆍ36)씨는 맞벌이를 하는 아내와 2,3일에 한번 꼴로 번갈아 가며 장을 본다. 유씨는 아이가 즐겨먹는 과일, 유제품, 가정간편식(HMR)이나 신선식품 등을 중심으로 구입한다. 그런데 그가 단골처럼 드나드는 곳은 오프라인 매장이 아니라 대형마트의 모바일 앱이다.

얼마 전에는 아이가 마실 우유가 떨어져 오전 6시에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을 이용하기도 했다. 유씨는 “온라인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필요한 식품을 검색해볼 수 있고, 쿠폰 등을 활용하면 저렴할 뿐만 아니라 결제가 간편하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먹는 남성들이 많아지면서 온라인으로 ‘장보는 남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새벽배송이나 당일배송 등으로 선도ㆍ품질 유지가 중요한 신선식품과 HMR 시장이 커지면서 남성들의 식품 구매율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패션∙명품보다 식품 매출 더 증가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식품을 구매하는 남성 고객들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통합 쇼핑몰 ‘SSG닷컴’이 지난 1월~9월 10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3년 전인 2016년(1월~9월 10일)과 비교해 식품을 구매하는 남성 고객 매출이 40%나 늘어났다. 이는 명품이나 패션상품 매출 증가율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온라인몰에서 남성 고객들은 신발 등 명품과 의류 등을 주로 구입하는 편이었다. 같은 기간 SSG닷컴을 이용한 남성 고객들의 패션 카테고리 매출을 보면, 남성패션 전체 매출은 10%, 그 중에서도 명품은 15%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식품 매출 증가율이 4배 이상 높게 나타난 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김예철 SSG닷컴 영업본부장은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20대 젊은 남성부터, 맞벌이 부부로 식사 준비 등을 해야 하는 30,40대 남성들이 식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특히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남성 셰프 등이 많아지면서 요리하는 남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집에서 손쉽게 해먹을 수 있는 HMR 제품과 신선식품의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SSG닷컴을 이용한 남성 고객 중 20대의 식품 구매 증가율은 2016년에 비해 102%나 뛰어 올랐다. 30대는 43%, 40대는 25% 각각 상승했다. 남성들이 많이 구매하는 식품은 정육 등 축산물이었다. 또 HMR이나 통조림, 라면 등 ‘대용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SSG닷컴 측은 “남성 고객의 HMR 매출은 2016년과 비교해 60%, 지난해와 비교해도 21%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SSG닷컴은 올 1월부터 9월 10일까지 남성 고객들의 식품 주문 품목을 분석한 결과, 20~40대 남성들이 가정간편식이나 근채소 등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동준 기자
집밥 즐기며 요리하는 남자들...신선식품 매출 껑충

신선식품을 구입하는 남성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집밥을 즐기며 요리 해먹는 남자들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SSG닷컴은 남성 고객들의 신선식품 매출이 2016년과 비교해 25% 성장했고, 작년보다는 15%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금남의 구역’으로 여겨졌던 새벽배송 시장에서도 남성 고객 비중이 커지고 있다. 새벽배송은 특성상 취급 상품의 80%가 식품이다. 지난 6월말 첫 배송 이후 5%에 머물던 새벽배송 시장의 남성 고객 매출 비중은 두 달여 만에 15%까지 올라섰다.

이커머스업체 ‘티몬’도 신선식품 부문의 남성 고객의 매출이 지난해엔 전년 대비 52%, 올해(1월~8월)는 작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고 밝혔다. 티몬의 식품 전체 매출이 같은 기간 각각 46%, 20%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남성 매출 증가가 두드러진 것이다.

신선식품 등 먹거리를 주로 판매하는 온라인몰 ‘마켓컬리’의 남성 고객 수도 급증하고 있다. 2016년 8월과 올해 8월의 남성 고객 수를 비교한 결과 16배 증가했고, 전체 고객 중 남성 비율도 같은 기간 17%에서 29%로 증가했다.

티몬 관계자는 “주52시간 근무제 정착으로 ‘저녁 있는 삶’이 자리잡으며 집밥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며 “특히 과일이나 쌀, 고기 등을 주문하는 남성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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