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21ㆍCJ대한통운)가 신인상과 홀인원의 추억을 품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9~20 시즌 개막전을 마무리했다. 그는 “우승 기회가 생기면 꼭 우승도 하고 싶다”며 지난 시즌 품지 못했던 우승 트로피를 향해 달릴 뜻을 전했다.
임성재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설퍼스프링스의 올드 화이트 TPC(파70ㆍ7,286야드)에서 열린 밀리터리 트리뷰트(총상금 750만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잃어 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를 기록, 공동 19위로 대회를 마쳤다. 비록 최종라운드 부진으로 톱10 진입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임성재는 이번 시즌을 가장 화려하게 시작한 선수로 남았다. 그는 개막전 시작에 앞서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올해의 신인상(아놀드파머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임성재가 신인 가운데 유일하게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했고, 페덱스컵 공동 19위로 시즌을 마감하는 등 객관적 지표상 가장 우수한 신인임엔 틀림 없었지만 결과를 두고 가슴 졸여야 했다. 신인상 수상자는 성적 등 지표가 아닌 지난 시즌 15경기 이상을 뛴 PGA투어 멤버들의 투표로 결정되는데, 임성재에겐 우승 기록이 없었던 데다 역대 아시아 선수 가운데 신인상 수상자가 없었던 점도 불안요인이었다. 실제 임성재 역시 신인상 수상 직후 인터뷰에서 “우승이 없어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안 되면 어떡하지’란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인지 그는 “새 시즌에도 투어 챔피언십에 나가는 것에 목표”라고 밝히면서도 “우승 기회가 오면 꼭 우승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또 하나의 잊지 못할 기억은 대회 1라운드 15번홀(파3)에서 생겼다. 4번 아이언을 휘둘러 210m짜리 홀인원을 기록했다. 자신의 PGA투어 두 번째 홀인원이자, 2019~20시즌 PGA투어 1호 홀인원이었다. 그 홀이 밀려 있어서 같은 조 선수들뿐 아니라 다음 조로 대기하던 케빈 나(36) 등 친한 선수들이 함께 축하해줘 더 기뻤다는 게 임성재 설명이다. 이번 시즌 우승을 향해 뛰는 그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꾸준함이다. 지난 무려 35개 대회에 참가한 게 올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성재는 “많은 대회장의 코스나 잔디나 그린 주변 러프 많이 적응이 돼 올 시즌은 지난 시즌 보다 좀 더 편하게 시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오는 10월 한국을 찾아 고향 제주에서 열리는 더 CJ CUP에 출전할 예정이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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