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리그 ‘MVP 0순위’였던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28)이 수술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내셔널 리그 MVP 유력 후보였던 크리스티안 옐리치(27)에 이어 트라웃까지 이탈하면서 양 리그 MVP 레이스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16일(한국시간) 에인절스 구단은 트라웃이 오른발 신경종 제거 수술을 위해 시즌을 마친다고 발표했다. 트라웃의 이탈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던 아메리칸 리그 MVP 경쟁 막판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타율 0.291 45홈런 11도루 110득점 104타점 OPS 1.083을 기록한 트라웃은 그 동안 MVP 0순위로 꼽혀왔다. 리그 홈런 1위일 뿐 아니라 뛰어난 선구안, 수비, 주루 능력까지 갖춘 메이저리그 대표 올라운드 플레이어였기 때문이다.
트라웃의 뒤를 쫓고 있는 선수는 휴스턴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25)이다. 타율 0.295 OPS 0.998 36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브레그먼은 올 시즌 휴스턴의 타선의 대폭발을 이끄는 강타자다. 팀 타율 0.276에 wRC+125(조정득점 생산력)를 기록 중인 휴스턴 타선은 역사상 최고로 꼽히는 1927년 뉴욕 양키스(wRC+126)와 맞먹는다.
기록으론 트라웃에 미치지 못하지만, MVP에 거론되기엔 충분하다. 팀 성적 차이가 변수다. 에인절스는 포스트 시즌 진출이 어려운 반면, 휴스턴은 가을야구는 물론 월드시리즈 우승 1순위로 꼽히기 때문이다. 팀 성적을 고려하는 MVP 투표에 출장 수 차이까지 더해지는 점이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건이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이탈한 내셔널 리그 역시 새로운 후보가 떠오르면서 MVP 경쟁에 불이 붙었다. 옐리치는 지난 시즌 MVP 수상에 이어 올 시즌도 타율 0.329 44홈런 30도루 OPS 1.100으로 커리어 하이를 경신하며 활약했다. 역사상 첫 50홈런 30도루에 도전했으나 지난 11일 자신의 파울 타구에 슬개골 골절을 당하며 시즌을 조기 마감한 상태다.
옐리치가 이탈하면서 LA다저스의 코디 벨린저(24)가 유력 수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타율 0.304 44홈런 12도루 108타점으로 활약 중인 벨린저는 이미 기자들의 모의 투표에서 여러 차례 1위를 차지해왔다. 다만 후반기 벨린저의 부진과 새로운 경쟁자 워싱턴 내셔널스 앤서니 렌던(29)의 활약이 변수다. 후반기 벨린저가 타율 0.256 14홈런으로 주춤한 사이 렌던은 후반기 타율 0.366 13홈런 56타점을 몰아쳐 타율(0.331)과 타점(118) 1위에 올라섰다. 둘의 성적은 OPS(출루율+장타율) 차이가 불과 0.002(렌던 1.039, 벨린저 1.037)일 정도로 접전이다.
지난해 신인왕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1)의 득표 여부도 관심사다. 39홈런 36도루를 기록 중인 아쿠냐는 역대 다섯 번째 40홈런-40도루 달성이 유력하다. 타율, 출루율 등 타격 생산성에서 벨린저와 렌던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대기록 달성에 따라 득표 서열 3번째 자리까지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차승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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