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시설 ‘드론 테러’에 국내 정유사들 수급 대책 고심 
 “국내 공급까지 20일 걸려… 대체국 많아 장기 수급 영향 미미”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된 후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15일 오후 서울 시내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뉴스1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시설 두 곳이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기름값 상승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입 원유의 28% 이상이 사우디에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등 대체 도입선이 다양해진 만큼 장기적으로는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15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사우디 석유시설 테러에 따른 수급 불균형과 국제유가 인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이번에 공격 당한 아람코가 최대주주인 에쓰오일(S-OIL)은 아람코의 비축분과 자사 재고 등을 이용해 물량을 정상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사우디산 원유 비중이 높은 GS칼텍스와 SK이노베이션은 국제유가 변동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유가 변동 폭이 클수록 기업 입장에선 재고 관리 등의 부담이 늘게 된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사우디산 석유 수입량은 1억7,845만배럴로, 전체 수입량의 28.3%를 차지했다. 원유 수입국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국제 원유시장이 개장해야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있겠지만, 세계 석유시장에서 사우디 공급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가격이나 수급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일정 기간 유가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사우디 정부의 비축유 공급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국내 주유소 기름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우디에서 국내로 석유가 공급되는데 약 20일 걸리는 만큼, 국제유가가 오르면 국내에도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거란 예상이다. 쿠웨이트, 이라크, 아랍에미레이트(UAE) 등 다른 중동 국가나 미국으로부터 원유 공급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한편에선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값을 뺀 이익(정제마진)이 커진다. 원유 공급이 감소해 유가가 오르면 휘발유 등 제품 가격은 투기자본 등의 영향 때문에 대개 더 큰 폭으로 뛴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정제마진 확대는 정유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