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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중추절 연휴에도 격렬 시위… 반중ㆍ친중 곳곳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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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중추절 연휴에도 격렬 시위… 반중ㆍ친중 곳곳 충돌

입력
2019.09.15 17:13
수정
2019.09.16 01: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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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쇼핑몰 충돌로 25명 부상… 반중 시위대만 체포돼 편파 논란

15일 수만명 행진, 英국기 들고“홍콩 도와달라” … 화염병ㆍ물대포 난무

14일 홍콩 카오룽베이 지역 쇼핑몰 아모이 플라자 밖에서 반 중국 시위대(오른쪽)와 친중국 시위대가 싸움을 벌이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14일 홍콩 카오룽베이 지역 쇼핑몰 아모이 플라자 밖에서 반 중국 시위대(오른쪽)와 친중국 시위대가 싸움을 벌이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중국의 추석 격인 중추절(中秋節) 연휴에도 홍콩에선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가 이어졌다. 홍콩 내 친중(親中) 시위대와 반중(反中) 시위대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부상자가 속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오후 서방권의 개입을 촉구하는 반중 시위대가 시내 곳곳에서 친중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여 25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반중 시위대는 이날 시위 도중 아모이 플라자 쇼핑센터에서 홍콩의 자주권을 주장하는 노래 ‘홍콩에 영광을’을 합창하며 집회 분위기를 띄웠다. 곧바로 친중 시위대가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을 목청 높여 부르며 맞불을 놨다. 이에 반중 시위대가 항의했고, 순식간에 양측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친중 시위대는 국기봉으로 반중 시위대를 폭행했고, 반중 시위대는 우산으로 맞섰다. 이들 간 주먹다짐으로 쇼핑센터 바닥은 피로 흥건해졌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 경찰은 그러나 반중 시위대만 체포하며 편파적으로 대응했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중장년층으로 이뤄진 친중 시위대에서는 아무도 체포되지 않았으며, 심지어 친중 시위대가 경찰의 반중 시위대 체포를 현장에서 도운 것으로 전해지며 논란을 빚었다.

15일에도 홍콩 경찰의 시위 및 행진 금지 방침에 불구하고 민주화를 외치는 수만 명의 시위대가 코즈웨이베이 등 시내 상업중심가에서 가두행진을 벌였다. 홍콩 경찰은 폭력 시위 우려가 있다며 이날 행진을 불허했으나 수만 명의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5대 요구 중 단 하나도 빠져서는 안된다’, ‘광복홍콩 시대혁명”, “홍콩인 힘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5대 요구란 송환법 공식 철회는 물론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조사, 시위대에 대한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아울러 수백여 명의 시위대는 이날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건물 밖에서 ‘중국-영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은 법적 효력이 없다’, ‘홍콩을 도와주세요’, ‘여왕 폐하 만세(God Save the Queen)’라고 적힌 플래카드와 깃발 등을 흔들며 시위를 진행했다.

행진 뒤 일부 시위대는 홍콩 정부청사와 홍콩 의회인 입법회 건물로 몰려가 보도블럭과 화염병을 던졌고, 경찰의 물대포 차에 한때 불이 붙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탄과 파란색 염료가 섞인 물대포를 발사했다. 센트럴 지역의 시위대는 오성홍기를 불에 태웠으며 이 모습은 TV방송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다.

이날 시위 현장에는 한국 영화배우 김의성도 모습을 드러내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김의성은 “한국에는 많은 시위가 있지만, 홍콩 시위에 참여한 것은 처음으로 큰 감동을 받았다”며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한편 최근 독일을 방문해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던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이날 컬럼비아 대학 연설에서 그는 홍콩 시위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촉구하며 특히 협상이 진행 중인 미중 간 무역협정에 인권조항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환구시보의 후시진 (胡錫進) 편집장은 “군과 무장경찰의 (홍콩) 투입은 최후의 수단”이라 밝혔다고 일본 지지(時事)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후 편집장은 “홍콩 정부 힘으로 질서를 회복하는 게 가장 좋고 우선적 선택지”라며 홍콩 경찰 역할 덕에 시위 참여자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군을 통한 무력진압 가능성에 대해 다소 회의적 목소리를 낸 것으로 대체로 중국 공산당 입장을 전해온 매체의 고위 인사 입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이목을 끌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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