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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 민심 다잡아 전화위복 노리는 북한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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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 민심 다잡아 전화위복 노리는 북한 정권

입력
2019.09.1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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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북한 황해남도의 농업 및 간석지건설 현장을 시찰 중인 박봉주(오른쪽 두번째)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올해 7월 북한 황해남도의 농업 및 간석지건설 현장을 시찰 중인 박봉주(오른쪽 두번째)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곡창지대인 황해남도를 찾아 태풍 ‘링링’이 남긴 농작물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북한은 태풍 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대내외 매체를 통해 피해 복구 노력을 보도해 가며 민심 결속의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박봉주 동지가 황해남도의 여러 협동농장을 현지에서 요해(파악)하였다”며 그가 옹진ㆍ강령ㆍ연안군 등의 협동농장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황해도는 북한의 최대 곡창지대이자 앞서 7일 태풍 링링이 북한을 지날 때 관통한 지역이다. 통신은 “(박 부위원장은) 농작물과 농경지들의 피해 정형(상황)을 요해하고 태풍 피해를 가시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일꾼들과 근로자들을 고무해 주었다”며 조속한 피해복구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회가 열렸다고 덧붙였다.

북한 매체들은 연일 태풍 피해 수습 소식을 전하며 전국적인 복구 분위기를 띄우는 양상이다. 같은날 조선중앙방송은 “평양철도국, 청진철도국, 함흥철도국에서는 이번 태풍에 의해 파손된 7개의 역을 포함하여 10여개 대상의 건물을 빠른 시간 내에 복구함으로써 열차의 정상운행과 승객들의 여행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추석 당일인 13일 “(함경남도) 단천지구 일꾼들의 치열한 백열전”이 벌어진 결과 전날인 12일부터 귀경열차 운행을 무사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북측이 이처럼 태풍 수습 노력을 강조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가 재난 관리에 탁월하단 점을 주지시키는 동시에 민심을 결속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올해 여름 흉작에 자연재해까지 겹치며 식량난 심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태풍 피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정권의 주민생활 안정 의지를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중앙방송이 13일 정부 부처 및 기관들의 구호물품 지원 사실을 알리며 이들이 “자연재해를 입은 인민들의 고통을 자기 아픔으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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