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 측 핵심요구 받아들여 돼지고기ㆍ대두 등 추가 관세 제외
트럼프, 내달 고위급 무역협상서 빅딜 아닌 ‘잠정합의안’도 시사
10월 초 고위급 무역 협상을 앞둔 미국과 중국 사이에 훈풍이 불고 있다. 중국이 통 큰 양보에 나서자 포괄적 합의를 고집하던 미국도 유연한 태도로 돌아서며 합의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3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미국산 제품 추가 관세 부과 대상에서 대두와 돼지고기를 비롯한 일부 농축산물을 제외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 핵심 요구 사안을 수용한 것이다. 전날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중국 기업들이 대두와 돼지고기 등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위해 가격 문의를 시작했다”며 미국 농축산물 구매 재개를 위한 절차가 시작됐음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과 미국은 앞서 11일에도 화해의 손짓을 주고받았다. 중국 관세세칙위원회가 먼저 미국산 제품 16개 품목을 지난해 7월 부과한 25% 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민생 관련성이 높은 윤활유, 농약, 항암제, 사료용 유청 등에 대한 보복 관세를 오는 17일부터 1년간 면제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달 1일부터 시행 예정이던 대중 관세율 인상 조치를 2주 뒤인 10월 15일로 연기한다고 화답했다. 중국의 건국 70주년 국경절(10월 1일)을 배려한 조치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빅딜’이 아닌 잠정 합의안이 논의될 수 있음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많은 사람이 말하는 ‘중간단계의 합의’는 쉬운 것부터 먼저, 일부를 하겠다는 의미”라며 “그것도 우리가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잠정 합의는) 쉬운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고, 합의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면서 “중국과 완전한 합의안에 서명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최대 쟁점이었던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방지를 위한 합의 이행 강제장치 문제에 대해서도 최근 의견 접근을 이뤘다. 미국 측 협상 대표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 9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ㆍ중 무역협상이 긍정적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이행 강제장치에 대해서도 중국과 최소한 개념적 합의는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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