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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TV로, e스포츠는 뉴미디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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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TV로, e스포츠는 뉴미디어로

입력
2019.09.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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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3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치러진 롤드컵 결승전 현장. 라이엇게임즈 제공
지난해 11월 3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치러진 롤드컵 결승전 현장. 라이엇게임즈 제공

9,960만명. 지난해 11월 3일 인천에서 치러진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의 순 시청자 수다. 이 경기의 최고 동시 시청자 수는 무려 4,400만명에 달했고, 방송 중 임의의 1분 동안 측정한 ‘분당 평균 시청자 수’도 1,960만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월드시리즈 평균 시청자 수(1,430만명)와 NBA 파이널 2차전 평균 시청자 수(1,847만명)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e스포츠리그가 이렇게 많은 시청자들을 이끌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전통 스포츠에 비해 e스포츠 시청자들이 접근성이 높은 온라인 플랫폼을 훨씬 선호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롤드컵 결승전의 경우 유튜브와 트위치를 비롯해 30개 이상의 플랫폼을 통해 19개 언어로 중계됐고, 올해 국내 여름 리그는 통신3사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도 중계됐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올해 8월 진행된 롤챔피언스코리아(LCK) 서머 결승전 경기만 해도, 네이버 다시보기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올린 ‘SK텔레콤 T1’과 ‘그리핀’ 간의 1세트 경기 영상이 21만회를 넘는 조회수를 기록해 같은 날 치러진 한국프로야구 경기 중 가장 높은 조회수(8만회)를 기록한 영상보다 인기가 많았다”며 “e스포츠가 특히 뉴미디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구단과 선수들도 e스포츠의 특성을 고려해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한다. 최고 인기 프로 팀 중 하나인 SK텔레콤 T1의 경우 유튜브에서만 구독자 수가 35만명을 상회하는데, 이는 국내 웬만한 프로야구팀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에 비해 3배가 넘는 숫자다.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페이커’ 이상혁(23) 선수는 트위치 개인 방송 채널 구독자 수만 무려 196만명을 넘어섰다. 2위 채널 구독자 수(50만명)의 4배에 달하는 숫자다. 한 달에 데이터 90기가바이트(GB) 이상을 유튜브로 e스포츠를 보는 데 사용한다는 김성민(24)씨는 “페이커 선수뿐 아니라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개인방송을 통해 팬들과 거리를 좁히고 있다”며 “팬들 입장에서도 경기 외적으로 즐길 거리가 늘고 선수들과 친밀감과 유대감을 쌓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트위치 개인 채널 팔로워는 196만명을 넘어섰다. 트위치 캡처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트위치 개인 채널 팔로워는 196만명을 넘어섰다. 트위치 캡처

팬들도 경기 영상 시청을 넘어 직접 2차 생산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놀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잘라낸 클립 영상부터, 여러 경기 하이라이트를 모아 편집한 ‘매드무비’ 영상, 경기 분석과 결과 예측, 관람 후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2차 콘텐츠를 연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즐기는 게임 특성상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내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도 한 몫 한다. 인기 1인 크리에이터로 TV 방송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대도서관’과 같은 유튜버들이 게임을 주요 소재로 했다는 점도 이 때문이다.

‘1인 1채널’ 시대 뉴미디어를 타고 e스포츠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프로야구, 축구 등 기성 스포츠 콘텐츠가 주로 TV 방송 등 대중 매체를 통해 소비되는 반면, 10~30대 젊은 세대가 주 시청 층인 e스포츠는 뉴미디어를 통해 주로 시청되고 있다”며 “차세대 스포츠가 콘텐츠 소비 트렌드도 함께 변화시키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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