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섬이면서도, 또 다른 섬들을 품고 있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 등 8개 유인도와 71개의 무인도가 제주 섬 주변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다. 이들 섬들 중 일부는 이미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곳도 있지만, 상당수의 섬들은 사람의 손길을 덜 탄 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제주라는 섬에서, 또 다시 섬으로 들어가는 ‘섬 속의 섬’ 관광은 제주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소가 누워있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우도는 제주 동쪽 끝 성산일출봉과 마주하고 있다. 우도팔경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관광지로써 한해 약 2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핫 플레이스다. 성산항과 종달항에서 우도가는 배를 탈 수 있는데 어디서 출발하든 15분 정도 소요된다. 우도에는 관광객들의 렌터카 반입이 금지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고 해안선(17㎞)을 따라 섬 한바퀴를 둘러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외에도 해안도로 순환버스와 우도 관광버스, 미니 전기차를 타고 섬을 즐길 수 있다. 검멀레해변이나 우도봉, 홍조단괴해변, 하고수동해변 등을 둘러보고, 카페나 음식점에서 휴식을 즐기면 서너시간 정도 소요된다.
제주에서 북쪽으로 45㎞ 떨어진 해상에 위치한 추차도는 상추자와 하추자 등 유인도 4개와 무인도 38개 등 42개의 부속섬을 가지고 있는 큰 섬이다. 추자도는 예로부터 멸치잡이로 유명하며 벵어돔, 돌돔, 참돔, 전갱이 등의 고급 어종이 많이 잡혀 바다낚시에 대한 인기가 상당히 높다. 2010년 추자올레코스(올레 18-1)가 개설된 이후부터는 낚시꾼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도 많이 찾고 있다. 특히 ‘나바론 절벽’과 ‘나바론 하늘길’은 빼놓을 수 없는 추자도의 비경 중의 비경이다.
북적거리는 관광지에 지쳤다면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서 배를 타고 10분 거리에 있는 비양도를 추천한다. 협재해수욕장에서 눈으로도 볼 수 있는 비양도는 제주섬과 매우 가까이에 있지만, 이외로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우도처럼 눈에 띄는 관광지나 카페 등이 많지 않지만, 천천히 섬을 걷다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풍광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제주도 부속섬 중 4번째로 큰 섬 가파도는 최남단 섬 마라도에 밀려 관광지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청보리축제와 올레길(올레 10-1코스)이 조성되면서 하루에도 정기적으로 3~4회의 여객선이 왕복 운항하는 섬이 됐다. 가파도는 오르막길이 없다. 느리게 걸어도 2시간 정도면 섬 전체를 돌아볼 수 있다. 특히 청보리가 피는 4~5월에 가파도를 가면 초록색으로 펼쳐진 청보리밭이 바람에 물결치는 장관을 볼 수 있다.
한국 최남단의 섬인 마라도는 운진항에서 배를 타고 30분정도 소요되는데, 정기여객선과 관광유람선이 하루 수차례씩 왕복 운항하고 있다. 마라도는 섬 전체가 가파르지 않아 남녀노소 부담없이 거닐 수 있으며, 섬 한바퀴를 다 도는데는 한두시간이면 충분하다. 다만, 대한민국 최남단기념비 앞에서의 인증샷과 ‘마라도 짜장면’ 한그릇은 빼놔서는 안된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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