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모양 송편을 빚고 있는 주부 김모씨. 동그란 송편 위에 나뭇잎과 나뭇가지 모양의 반죽을 덧댔다. 오지혜 기자

“명절 때마다 쌓이는 통조림, 참 처치곤란이죠. 직접 만든 선물만큼 큰 감동이 있을까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10일 주부 송모(46)씨는 서울 마포구의 떡 공방을 찾았다. 한가위를 맞이해 부모님께 선물할 ‘꽃송편’을 손수 만들기 위해서다. “뻔하디 뻔한 선물세트로 구색을 맞추기 보단 정성 어린 선물을 드리고 싶어서요. 배우는 김에 아이들에게 떡 빚는 방법도 알려주고 일석이조지요.”

공방은 송씨처럼 추석 선물용 송편을 만들기 위한 수강생들로 북적거렸다. 서투른 손길에 떡소가 툭툭 터져 나오기도 했지만 3시간의 강의가 끝나갈 때쯤 되자 저마다 그럴듯한 모양의 송편 세트를 완성했다. 감과 사과, 호박과 코스모스 등을 형상화한 송편들이 각자의 상자에 소담스럽게 담겼다.

이날 강의에 나선 꽃잎한입 김지윤 대표는 “명절을 앞두고 수업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며 “특히 김영란법 시행 이후, 고가의 선물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한우나 홍삼과 같은 고가의 명절 선물세트보단 소박한 정성이 담긴 ‘수제 선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소비층은 20대 여성들과 3040 주부들이다. 가장 보편적인 떡부터 화과자, 양갱, 케이크, 쿠키 등 종류도 다양하다. 추석을 맞아 화과자 만들기 클래스를 운영 중인 ‘써니s 다이닝’ 탁현실 대표는 “여성뿐 아니라 명절 상견례를 앞둔 남성 고객들도 종종 보인다”며 “다소 투박하더라도 만든 이의 정성이 고스란히 담기는 선물이라 많이들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완성된 송편 세트. 사과 복숭아 호박 감 모싯잎 등을 형상화한 송편들이다. 오지혜 기자

이날 원데이 클래스를 찾은 수강생들은 “직접 만든 선물의 값어치는 쉽게 매길 수 없지 않느냐”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이다인(29)씨는 “모처럼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명절이니만큼 정성이 깃든 선물을 하고 싶어 왔다”며 “차근차근 배우다 보니 혼자서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남자친구 부모님 선물로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씨와 함께 수업을 들은 김모(39)씨 또한 “처음 도전했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어린 딸들과도 함께 만들어 볼 생각”이라며 “제사상에 올리면서 친정 부모님께도 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포털사이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직접 만든 추석 선물 인증사진과 후기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탁 대표는 “3, 4년 전부터 생겨난 원데이 클래스 수요는 해가 갈수록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며 “이번 추석엔 무려 한달 전부터 수업 신청 예약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인이나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풍경도 자주 보이는데,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꽃잎한입의 김 대표 또한 “이번에는 퇴근 이후에나 여유시간이 되는 직장인들을 위해 저녁 클래스를 열었을 정도”라며 “매해 느는 인기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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