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 등 1000여명 건물 주변 배치… 팽팽한 긴장 속 강제해산은 보류
[저작권 한국일보]11일 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등 노조 회원들이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 면담과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하며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집단해고 도로공사 규탄한다” “1,500명 집단해고, 청와대가 책임져라"

긴장감은 팽팽했다. 경찰들에 둘러싸인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위축된 모습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11일 경북 김천시 경북혁신도시내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3일째 시위 중인 요금수납원들의 분위기는 그랬다. 당초 우려됐던 물리적인 충돌은 피했지만 일촉즉발의 대치 상태는 계속됐다. 지난 9일부터 “1, 2심 소송이 진행 중인 1,000여명도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745명과 같이 직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이들은 본사 직고용 요구와 함께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시위에 참여 중인 노조원은 330여명이다.

당초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현장에서의 움직임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경북경찰청에서 여경으로 구성된 여경제대 4개대 120여명과 기동대 등 1,000여명을 도공 건물 주변에 배치했고 1층 바닥엔 에어매트 설치 등으로 강제해산작전에 돌입하는 듯 했다.

하지만 상황은 오후 들어 급변했다. 작전 보류설이 흘러나오면서 오후 2시께는 경찰의 강제해산 보류 방침이 발표됐다. 임경우 김천경찰서장은 “추석특별수송기간에 업무에 차질이 있다는 한국도로공사측의 요구 등에 따라 11일 오전 강제해산을 검토했으나 노사간 대화의 시간을 더 주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금일 중 해산작전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기물 파손과 같은 극단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은 데다, 도로공사 업무를 직접적으로 방해하지 않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해산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여성 노조원들과의 불상사 또한 우려됐다는 후문이다.

[저작권 한국일보]11일 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등 노조 회원들이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 면담과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하며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충돌 가능성은 여전하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오늘 경찰 강제 해산이 보류됐지만, 점거 농성은 계속해서 그대로 이어 갈 것”이라며 “도로공사 측과 교섭단은 구성해 대화할 것이고 당초 9일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발표한 요금수납원 고용안정 방안'을 통해 대법원에서 판결 받은 수납원만 직접 고용한다는 안에 대해 철회를 지속적으로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경하기는 한국도로공사측도 마찬가지다. 도로공사 측은 해산보류 결정이 나기 직전 입장문을 내고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습적으로 감행된 불법점거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국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노조원들의 기습 점거 시위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법집회와 시위 대응을 위해 수많은 경찰인력과 1,300여명의 공사 직원들이 비상 특별근무를 하고 있다"며 "점거와 시위 과정에서 자행된 시설물 파손, 폭행 등 시위대의 불법행위에 대해 지난 10일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제해산 방침을 철회한 경찰에선 물리적인 연행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12일 이후에도 상황에 따라 강제해산 여부를 결정한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경찰은 앞서 20층 사장실 앞 농성 조합원 9명을 연행했고, 몸 싸움 과정에 20여명이 다치기도 했다.

김천=글·사진 김재현기자 k-jeahuy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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