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네타냐후 총리가 텔아비브 부근 라마트 간에서 요르단강 서안의 그림을 걸어놓고 선거에서 승리해 연임하면 해당 지역의 상당 부분을 합병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텔 아비브=연합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총선을 1주일 앞두고 자신이 연임할 경우 요르단강 서안 일대 유대인 정착촌을 이스라엘에 합병하겠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과 중도 성향 청백당이 접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보수층 결집에 나선 모양새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TV에 출연해 “연임에 성공해 새 정부를 구성하면, 서안 지구 요르단 계곡과 사해 북부에서 이스라엘 주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에 대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조율 중”이며 “17일 총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평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 같은 발표에 미 CNN 방송은 “미국이 이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으며 평화 정착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며 미국의 암묵적 승인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 후 강제 점령했다. 국제사회는 이 곳 유대인 정착촌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서안 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을 늘려가면서 국제 문제로 대두됐다. 현재 서안 지구에는 팔레스타인인 약 270만여명이 거주 중이며 이 곳 유대인 정착촌에 살고 있는 이스라엘인은 40만여명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정착촌 합병 시작 지역으로 지목한 요르단 계곡 일대는 서안지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서안 지구에 독립국가를 수립하기를 원하는 팔레스타인은 강력 반발했다. 사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은 네타냐후 총리의 계획이 “명백한 불법”이며 “평화와 팔레스타인 독립의 남은 가능성을 모두 없앨 것”이라며 국제 사회에 대응을 촉구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네타냐후 총리의 계획에 대해 “일방적 조처는 평화 프로세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이 서안에서 행사하는 자국의 법, 관할권, 행정권에 대한 어떤 결정도 국제법적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17일로 예정된 이번 총선은 지난 4월 총선 이후 집권 리쿠르당을 중심으로 한 연정 구성에 실패, 의회 해산 후 다시 치러지는 선거다. 총선 결과에 따라 현재 뇌물 수수와 배임, 사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운명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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