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는 모습. 연합뉴스

추석 성수기를 맞아 주요 농축산물 물가가 지난해보다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최근 일주일 새 일부 채소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여름철 폭염 피해가 막심했던 작년에 비해선 대부분 가격이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식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집밖에서 명절을 보내는 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9년 추석 성수기 주요 농축산물의 출하 및 가격 전망’과 가격조사 전문기관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대부분 농산물이 풍작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가격이 하락했다. 사과 도매가격은 5㎏당 2만7,000~3만원으로 전년보다 18.3% 싸졌고, 배 역시 8.1% 저렴해졌다.

무와 배추의 경우, 최근 계속된 장맛비와 태풍 링링 탓에 4인 기준 차례상 비용이 1주일 사이 각각 40%, 28.6%씩 폭등, 2,500원, 7,0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해와 비교해 13.3% 낮은 수준이다. 추석용 햅쌀도 재고량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전년 대비 3.0~3.8%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역시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질병 피해를 입지 않아 생산량이 늘어 모두 지난해보다 저렴해졌다.

하지만 차례 음식을 최소화하고 각종 외식 모임으로 명절을 보내는 가족들은 이 같은 추석 물가 하락을 체감하지 못할 전망이다. 오히려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작년 동기 대비 1.7% 올랐다. 올해 1~3월 2.7%, 4~6월 1.9%, 7월 1.8%씩 오른 데 이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달 0.0%의 보합세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계속 0%대에 머물고 있는 것과 상반된 결과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냉면가격은 그릇당 평균 8,962원에 달했으며, 김밥 한 줄 가격은 2,408원으로 1년 사이 8.97% 상승했다. 농수산물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외식 가격 특성상 이와 무관하게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명절에 간편식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추석 연휴기간 가정 간편식 구입 추이를 분석한 결과, △즉석밥 △소고기 가공품 △즉석ㆍ냉동식품 평균 구입액이 39~63%씩 증가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한 번에 가족 인원수가 많아지니 직접 음식을 해주기보다 즉석식품을 구매한다’는 소비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1인 가구와 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이 늘어나다 보니, 고향을 찾지 않고 홀로 간편식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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