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하고 못생긴 어글리 슈즈, 뉴트로 바람 타고 유행 
3월 열린 2019 F/W 서울패션위크 부리(BOURI) 컬렉션에서 모델들이 어글리 슈즈를 신고 런웨이를 하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는 F/W 패션위크에서 부리를 비롯해 10개 브랜드와 협업해 어글리 슈즈를 선보였다. 서울패션위크 홈페이지 캡처

재활용품 규제 정책에 따라 테이크아웃 플라스틱 컵을 비롯해 플라스틱 사용이 대폭 줄었다. 그러나 반대로 패션계에선 플라스틱(PVC, 폴리염화비닐) 소재를 활용한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이번 여름엔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PVC 재질의 투명한 가방이나 플라스틱 신발 등 패션 아이템이 포인트였다. 세계적 패션 브랜드인 스텔라 매카트니는 외관이 투명한 PVC 재질의 스니커즈를 선보이는 등 여러 브랜드에서 앞 다퉈 PVC 신발을 내놨다. 그만큼 포인트 상품으로 PVC 신발을 찾는 소비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PVC 신발이 차지했던 포인트 상품의 자리를 ‘어글리 슈즈(Ugly shoes)’가 메우고 있다. 2년 전부터 조금씩 뜨기 시작한 어글리 슈즈는 말 그대로 못생긴 신발이라는 뜻이다. 두툼한 밑창과 투박한 느낌의 울퉁불퉁한 디자인 때문에 어글리 슈즈로 불린다.

그러나 단순히 못생겼기 때문에 인기인 것은 아니다. 어글리 슈즈는 최신 트렌드인 ‘뉴트로(New-tro)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뉴트로란 새로움(New)과 복고(Retroㆍ레트로)를 합친 신조어로, 레트로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레트로가 기성세대가 과거 유행을 되새기며 향수를 느끼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같은 과거의 것이지만 이걸 즐기는 젊은 세대에겐 신상품과 마찬가지로 새롭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도 올해의 트렌드로 뉴트로를 꼽기도 했다.

어글리 슈즈는 90년대를 전후해 유행했던 디자인을 젊은 세대들이 최근 새롭게 즐기면서 번지기 시작했다. 해외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의 어글리 슈즈를 시작으로 아식스, 푸마, 휠라 등 스포츠 브랜드에서도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한 어글리 슈즈를 내놨다.

뉴트로 열풍을 타고 과거 유행했던 디자인의 '어글리 슈즈'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질스튜어트스포츠(왼쪽)와 휠라코리아 등도 최근 투박한 디자인이 특징인 어글리 슈즈를 선보였다. LF, 휠라코리아 제공

어글리 슈즈가 PVC 신발처럼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는 신발은 아니지만, 지난해에 이어 이번 가을에도 여전히 유행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 겨울 패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F/W 패션위크’에서도 어김없이 어글리 슈즈가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아식스는 3월 열린 2019 F/W 서울패션위크에서 더 그레이티스트, 부리 등 10개 브랜드와 협업해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스니커즈를 소개했다.

롯데백화점이 가을을 앞두고 지난달 23일 출시한 어글리 슈즈는 벌써부터 인기다. 투박하고 다양한 색상이 섞인 ‘트리핀 다이노’는 출시 2주 만에 1500족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질스튜어트스포츠도 F/W 시즌 신제품으로 어글리 슈즈를 내놨다. 이번 달 출시된 스포츠형 어글리 슈즈 ‘알파브이(ALPHA-V)’는 겉모습은 두툼하고 투박한 예전 스타일의 운동화처럼 보인다. 그러나 발의 뒤틀림을 방지하는 기능과 항균, 방취 기능 등 과거보다 향상된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홍기 패션큐레이터는 “어글리 슈즈는 시즌 포인트 상품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가을 시즌에도 (포인트 상품으로써) 유행이 이어질 것”이라며 “유행이 1년을 넘어서면 굉장한 건데 어글리 슈즈는 1년 동안 유지되고 있지 않나. 하락 추세여도 어느 날 갑자기 유행이 사라지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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