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원장 “대통령 기록 너무 많이 공개…보호 취지 못살려” 
문재인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기록관'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가기록원장이 개별 대통령기록관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세종시 어진동에 위치한 대통령기록관. 세종=뉴시스

대통령 지정 기록물 등 국가 주요 기록물을 보호하는 국가기록원이 최근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기록관’ 설립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통령 지정기록물 보호를 위해 개별 대통령기록관 설립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11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기록관 건립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이미 법에 근거 조항이 있다”며 법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개별 대통령기록관의) 법적 필요성 논의는 일찍 시작됐지만,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세우는 게 본격적으로 실행되진 못했다”며 “법 제정 당시 8개월 정도 밖에 시간이 없어 대통령기록관을 통합이든 개별이든 (논의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임시로 공간으로 만들어 대통령 기록을 이관해놓고 기록관을 설립하다 보니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짓는다는 건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했고, 그 이후로도 논의가 안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통합기록관 제도에서 문제점이 발생해 대통령 개별기록관 설립이 불가피하다고도 했다. 이 원장은 “기록은 보호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많이 생산되는데, 저희가 10년 동안 믿음직스럽게 대통령 기록, 특히 지정기록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생각이 든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열리면 안 되는 기록들이 너무 많이 열렸다”고 강조했다. 공개돼서는 안 될 기록들이 일부 공개됐다는 내용이다.

그는 “앞으로 100년간 지정기록을 공개할 일이 있을까란 얘기를 했을 정도였는데, 11번 공개됐다. (기록물이) 국회 동의로 열린 게 3번이고 압수수색 영장으로 열린 게 8번”이라며 “기록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특단의 보호 조치를 만들지 않으면 신뢰를 기반으로 더 많은 기록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어렵지 않냐는 걱정이 든다”고 털어놨다.

이 원장은 개별 대통령기록관의 관장은 통합기록관 제도와 달리 당시 대통령이 임명해 일정한 임기가 보장이 돼 지정기록물을 더욱 잘 보호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한 조직, 하나의 건물 안에 서로 호의적이지 않을 수 있는 여러 대통령의 기록이 있는 것이 갈등과 불화의 원인일 수 있다”며 “대통령기록관 관장은 전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었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기자는 취지였는데 그 원칙은 1년 만에 무너져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정기록은 최장 15년까지 보호되지만, 퇴임 이후 취약해져 있는 상태에서의 기록은 책임지고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자는 게 (개별기록관의) 취지라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정부의 문재인 대통령기록관 설립이 비단 문 대통령에게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기록관을 짓겠다는 계획이 아니라 정책수립 조정 기능을 하는 중앙의 통합기록관과 앞으로 나오게 될 많은 대통령들의 개별 대통령기록관 체계로 개편한다는 계획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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