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오징어 가공업체서 질식사고
119구조대원들이 10일 오후 경북 영덕군 한 수산물가공공장에서 탱크 청소를 하다 질식한 노동자들을 구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경북 영덕의 한 오징어가공업체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 3명이 유해가스에 질식돼 숨졌다. 지하 수산폐기물 탱크에 남아 있던 부산물이 부패하면서 유해가스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노동자들은 마스크 등 최소한의 안전 장비도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안전규정을 무시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오후 2시30분쯤 경북 영덕군 축산면 한 젓갈가공업체 지하 수산폐기물 탱크에서 작업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쓰러져 이 가운데 3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다.

공장 관계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덕소방서 측은 “탱크 안에는 오징어 내장 등 수산폐기물이 30㎝정도 쌓여 있었고 근로자 4명은 엎어져 있었다”며 “구조 당시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다른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부패하는 물질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에 4명이 질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4명은 가로 4m, 세로 5m, 깊이 3m 콘크리트 구조로 된 지하 탱크에서 청소하다가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탱크 밖에 다른 안전 관리자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탱크는 업체 마당에 땅을 파고 콘크리트로 제작된 시설이다. 오징어 등을 젓갈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저장하는 곳이다.

산업안전 수산물 전문가들에 따르면 유해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 저장 탱크 안에서 작업을 하기 전 탱크 안 산소농도를 측정하는 것을 선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공기 내 산소 농도가 15% 미만이면 질식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지하 탱크에 한 명이 청소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쓰러지자 나머지 3명이 동료를 구하기 위해 다시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회사 관계자를 상대로 작업 과정과 작업 안전수칙 준수, 사전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영덕=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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