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북한 정권수립 71주년 기념일을 맞아 평양 근로자, 청소년 학생, 인민군 군인들이 만수대언덕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미국에 협상 재개를 제안한 북한이 남측을 향해선 “북남관계 교착상태에 대해 돌이켜보라”며 비난을 이어갔다. 그간 문제 삼아온 한미 연합군사연습과 우리 군의 군사력 증강에 거듭 불만을 드러내면서다.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0일 ‘자신들의 행태부터 돌이켜보아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측을 겨냥해 “말로는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를 보장하는 데서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와 신뢰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외워대면서 그와는 정반대로 행동하여 북남관계를 오늘의 지경으로 만든 것이 과연 누구인가”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남측이 “각종 명목의 북침전쟁 연습들을 광란적으로 벌리고 있다”면서 지난달 실시한 한미 연합연습과 국방부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 계획 등을 비판했다.

우리 군의 활동을 향한 북한의 비난은 한미 연합연습 전부터 이어져왔다. 비난 수위가 최고조였던 지난달 중순에는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청와대를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개”라고 칭하며 남북 대화 단절까지 거론했었다. 당시만 해도 우리 정부는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경우 남북관계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 아래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에 북측이 호응해 올 것을 촉구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9일 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을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북미 대화의 물꼬가 트였음에도 북한의 대남 적대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만 북한의 계속된 대남 비난은 대미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남측이 미국을 설득, 한미 연합연습 중단 등 안전보장과 관련한 비핵화 보상책을 받아내도록 압박해달라는 우회적 요청이라는 것이다. 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로 북한은 미국을 자기네 입장과 가까워지도록 설득하지 못한 남한에 신뢰를 잃은 상태”라며 “때문에 대남 비판에 일일이 반응하기보단 북미 대화를 후방 지원해 북한이 북미 협상 이후 우리와의 관계 회복에 나서게끔 유도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