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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태 꼬이자 국제 여론 대결로, 중국은 국경절 잔치 앞두고 다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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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태 꼬이자 국제 여론 대결로, 중국은 국경절 잔치 앞두고 다급

입력
2019.09.10 16:4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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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홍콩 시위를 지지하도록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독일 베를린을 찾은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9일 테겔공항을 나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국제사회가 홍콩 시위를 지지하도록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독일 베를린을 찾은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9일 테겔공항을 나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끝이 보이지 않는 홍콩 사태의 대치 국면이 국제사회로 확장되고 있다. 홍콩 반정부ㆍ민주화 시위를 이끌어온 조슈아 웡(黃之鋒ㆍ22)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독일을 찾아 “중국의 독재에 저항하자”고 촉구하자 홍콩의 유력 여성 기업인들은 유엔에서 “홍콩 시민들은 폭력을 용인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중국은 시위대 체포와 비판여론 조성에 열을 올리며, 내달 1일 건국 70주년 기념일 잔칫상이 어그러질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웡은 9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을 찾아 “지금이 냉전시대라면 홍콩은 새로운 베를린”이라며 “자유와 중국의 독재 사이에 남아있는 마지막 방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세계가 우리와 함께 서서 중국의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길 원하다”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대통령이 아니라 황제”라고 비판했다. 웡은 베를린에 이어 유엔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을 방문해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여론 붐을 확산시킬 예정이다.

이와 반대로 홍콩 메이신(美心) 그룹 창업자의 딸이자 1976년 홍콩 세계무역센터협회를 설립한 애니 우(伍淑淸ㆍ71) 베이징항공식품유한회사 명예회장과 마카오 카지노의 제왕 스탠리 호의 딸 팬지 호(何超琼ㆍ55)는 10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 정례회의를 앞두고 미리 공개한 연설문에서 “소수의 극렬분자가 750만 홍콩시민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시위대를 정조준했다. 친정부 단체인 홍콩여성연맹을 대표해 홍콩의 정치적 위기에 대한 견해를 밝힌 이들은 “조직적이고도 계획적인 폭력사태는 홍콩 전역에서 시민들이 결코 허용해준 적이 없다”면서 맞불을 놓았다.

여론이 양분되자 홍콩 최대 갑부로 ‘재신(財神)’이라 추앙 받는 리카싱(李嘉誠ㆍ91) 전 CK허치슨홀딩스 회장이 목소리를 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그는 8일 사찰 법회에 참석해 “젊은이들은 대국적 관점에서 생각하기를 바라며, 정부도 미래의 주인공에 대해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양측에 자제와 양보를 촉구했다.

홍콩 사태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국제사회로 논란이 확산되자 중국은 다급해졌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이 4일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철회를 선언하며 한발 물러설 때만해도 “9월 안에 홍콩 문제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후 시위 동력이 잦아들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시위대는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을 앞세워 미국의 개입을 촉구하며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더구나 15일 대규모 도심 집회를 예고한 데 이어 국경절인 10월 1일에도 맞불 시위를 벌이며 중국을 향해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릴 판이다.

이에 중국은 홍콩의 분열을 조장해 시위대의 힘을 빼고자 대대적인 색출과 회유작업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홍콩 정부는 6월 9일 시위가 본격화된 이후 1,300여명을 체포했고 최근에는 병원기록까지 뒤져 폭력시위 참가자들을 찾아내고 있다. 또 학부모와 경찰 단체는 9일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홍콩 경찰에 대한 증오심을 퍼뜨리고 있다며 고발하기도 했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 진압 경찰 10여명을 내달 건국절 행사가 진행되는 톈안먼(天安門) 광장으로 초청할 예정이다. 이중에는 지난 7월 30일 시위대를 향해 처음으로 총을 겨누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리우(劉) 경장도 포함됐다. 한편으로는 시위대를 뿌리 뽑고, 다른 편으로는 홍콩 경찰을 영웅으로 부각시켜 홍콩 시민들의 전열을 흩뜨리기 위한 묘수이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홍콩 젋은이들은 직장과 주거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정치적 시위가 아닌 중국 본토와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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