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이 제주에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 계획을 추진해온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가운데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사실상 공군기지가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공군 T-59 훈련기 비행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공군이 제주에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 계획을 추진해온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시민사회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남부탐색구조부대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제주 제2공항과 연계한 사실상 공군기지라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정의당 김종대 의원과 고병수 제주도당 위원장 등에 따르면 공군은 ‘2019~2023년 국방중기계획’에 2021~2025년 사업비 2,951억원을 투입해 제주에 남부탐색구조부대를 창설하는 계획을 반영했다. 공군은 국방중기계획에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 목적으로 ‘한반도 방위권 내 국익 보호를 위해 제주도에 남부탐색구조부대를 건설하는 사업’이라고 명시했다. 공군은 이 부대는 한반도 남부지역에 수송기 및 헬기 각각 3~4대를 운영할 수 있는 탐색구조 임무 전담부대 운영과 조난(재난) 규모와 상황에 따라 인력ㆍ물자의 보급과 의무 후송을 담당하는 지원 전력의 예비기지 임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 선행연구비 1억5,000만원도 내년 예산에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면서 도내 시민사회단체는 공군이 추진하는 남부탐색구조부대는 사실상 공군기지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학계ㆍ종교계, 노동ㆍ농민단체 등 10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남부탐색구조부대의 편성배경에 따르면 ‘전투기 급유기의 성능향상(레이더, 전투행동 반경 등)에 따른 훈련요구도 충족’시키는 목적이 언급돼 이름만 탐색구조부대이지 사실상 전투기가 운용되는 공군기지임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3,000억원 정도의 예산 규모로는 별도의 장소에 공군기지를 건설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계획은 제2공항에 공군기지를 같이 건설하겠다는 것이 확실하다”며 “국내선 50%만 전담하게 되는 제2공항 면적을 현 제주공항보다 넓은 150만평이나 설정한 이유가 결국 공군기지를 겸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예측이 맞아떨어졌다. 시민사회단체와 도민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제2공항이 공군기지라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제주지역에서는 남부탐색구조부대와 제2공항의 연계성에 대한 의혹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2017년 당시 정경두(현 국방부 장관) 공군 참모총장이 제주 방문에서 남부탐색구조대 계획을 재확인하며 “부대위치는 제2공항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국방부는 앞서 1987년 ‘군 중장기 전력증강계획’에 제주 공군전략기지 창설 계획을 처음 반영했다. 이어 1997년에는 국방중기계획(1999년~2003년)에 비행전대급 공군기지 계획이 반영됐고, 2006년에는 명칭을 남부탐색구조부대로 바꿔 현재까지 추진하고 있다. 또 2015년 서귀포시 성산읍에 제2공항 건설이 확정되면서 남부탐색구조대와 연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당시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은 순수 민간공항이라며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해왔다.

이에 대해 도는 “국방부 남부탐색구조부대 구상과 제주 제2공항 건설은 무관하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제주 제2공항을 군사공항으로 활용할 경우 제주도부터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 왔다”며 “원거리 탐색구조부대 창설 선행연구용역이 제2공항 건설과 무관하더라도 도민사회의 논란과 우려를 반영해 국회에 해당 예산의 전액 삭감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na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역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