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숙(맨 왼쪽에서 다섯 번째) 원장 등 국립암센터 임원들이 10일 파업사태에 대해 머리를 숙이면서 공개 사과를 하고 있다. 암센터 제공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의 사상 초유 파업 사태가 이번 주에 중대 분수령을 맞이할 조짐이다. 사측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재개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노사간 극적 타결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은숙 고양시 국립암센터 원장은 10일 오전 병원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노조와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지금의 파업 상황이 신속히 종결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암환자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립암센터 노사 양측은 11일 오후 2시 국립암센터 행정동 강당에서 교섭을 재개할 계획이다. 암센터 노조에선 2019년도 임단협 협상 결렬된 가운데 6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국립암센터가 파업에 들어간 건 2001년 개원 이후, 18년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의 협상 테이블 복귀는 현실적인 고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진료 공백과 환자들의 불평을 외면하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국립암센터의 파업으로 입원 환자 520여명(전체 병상 560개) 중 첫날 400여명이 퇴원하거나 인근 병원으로 병실을 옮기는 등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외래 진료 또한 예외는 아니다. 파업 기간 외래 환자가 1,000명 수준으로 평소 평일(1,600명)에 비해 3분의 2수준으로 줄었다. 여기에 노조원 상당수가 빠져나가면서 항암 주사실, 방사선 치료실 등의 운영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 돌아오긴 했지만 노사 양측의 타결을 장담할 순 없다. 시간외 수당 지급방식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노조 측은 전년 대비 1.8% 임금인상과 함께 시간외수당은 임금과 별도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까지 임단협이 한 번도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임금 수준이 열악한 만큼 자신들의 요구가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병원 측은 시간외수당까지 포함해 전년대비 1.8% 임금인상률을 고수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노조 측 요구대로 시간외 수당을 별도 지급하면 실질적인 임금 인상률이 3.3%로, 이 경우 정부의 공공기간 총액인건비 가이드라인을 넘어서는 것이어서 수용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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