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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기업] “이 보험 불리합니다. 해약하세요”…보험시장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아이지넷’ 김창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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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기업] “이 보험 불리합니다. 해약하세요”…보험시장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아이지넷’ 김창균 대표

입력
2019.09.10 09:52
수정
2019.09.1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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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시장에 IT 접목해 불합리함 파헤쳐

인공지능 보험진단서비스로 소비자 주권 확립

“잘못된 보험 계약자 단 한 명도 없게 할 것”

아이지넷의 김창균 대표가 인공지능 보험진단서비스 ‘마이리얼플랜’을 홍보하고 있다.
아이지넷의 김창균 대표가 인공지능 보험진단서비스 ‘마이리얼플랜’을 홍보하고 있다.

아이지넷은 국내 유일 보험정보회사로 보험정보플랫폼 ‘마이리얼플랜’과 보험진단 애플리케이션 ‘보닥’을 서비스하고 있다.

“보험시장에서 소비자를 위한 보험 정보가 없고 대부분의 보험거래는 지인을 통해 이뤄진다. 만약 판매자가 지인이라면 거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보험에 대한 니즈가 있더라도 현명하게 소비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린 보험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아이지넷 김창균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현재 국내 유일 보험정보회사 ‘아이지넷’의 CEO다. 보험정보회사란 보험에 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 분류, 관리해 보험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한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출신으로 98년 퇴사해 ‘아이지시스템’을 창업했다. 이후 10년간 연 매출 800억원을 달성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키코(KIKO)사태와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해 회사 파산 후 350억원에 달하는 빚을 떠안게 됐다.

파산 후 그는 보험 업종으로 전환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우연한 계기를 통해 보험대리점을 운영했다”며 “보험에 대해 전혀 문외한이었지만 생계를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생계를 위한 업종전환이었지만 김 대표는 비 금융전문가로서 보험시장의 불합리한 구조를 목격했다. 보험시장은 구조적으로 소비자 주권이 성립되기 어려운 시장이다. 상담사의 말을 듣고 결정하는 수동적 구매 결정 구조이기 때문에 영업 과정에서 많은 불합리성이 드러난다.

김 대표는 자신이 목격한 불합리성을 외면하지 않았고 자신의 분야인 전자를 접목해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냈다. 그는 “보험이 필요한 소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직한 영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보험시장의 건전한 성장이 가능해 보였다”고 말했다.

아이지넷이 운영하고 있는 마이리얼플랜과 보닥은 국내 최초의 인공지능을 이용한 보험 진단 서비스다.
아이지넷이 운영하고 있는 마이리얼플랜과 보닥은 국내 최초의 인공지능을 이용한 보험 진단 서비스다.

김 대표는 2014년 ‘아이지넷’을 재창업했고 보험에 IT를 접목해 국내 최초 ‘보험정보플랫폼’인 ‘마이리얼플랜’을 만들었다. 김 대표는 “당시 국내에선 핀테크는 물론 ‘인슈어테크’라는 단어가 없었다. 아이지넷을 시작으로 조금씩 언론에 소개되기 시작해 현재 널리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리얼플랜’은 아이지넷이 확보하고 있는 보험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보험정보플랫폼이다. 고객이 플랫폼을 통해 전문적인 보험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음은 물론 전통적인 보험시장과 달리 능동적으로 플랫폼에 접속해 보험 진단을 받게 되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보험 영업의 불합리성이 사라지고 소비자가 주도적 의사결정을 하는 소비자 주권이 성립된다.

또한 아이지넷은 ‘마이리얼플랜’ 플랫폼의 보험 진단 기술과 추천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보험에 적용시킨 인공지능 플래너 ‘보닥(보험닥터)’를 소유하고 있다.

‘보닥’ 앱은 자체개발 ‘AI설계사’를 활용해 마이리얼플랜이 2015년부터 4년 동안 수집한 보험 진단 결과를 통해 이용자 보험을 분석한다. ‘보닥’을 이용하게 되면 소비자는 내가 가입한 보험 혹은 내가 가입할 보험이 과연 적합하고 현명한 보험인지 알아볼 수 있는 객관적 진단과 점검을 받을 수 있으며, 맞춤형 설계를 통해 최적의 플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보험에 대한 ‘똑똑한’ 소비가 가능한 것이다.

마이리얼플랜 및 보닥 앱의 성능과 인기는 ‘보험계약 평균 유지율’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국내 24개 생명보험사의 13회차 보험계약 평균 유지율은 전년의 81.2%보다 0.5% 하락한 80.7%를 기록했다.

반면 아이지넷의 경우 18회차 고객의 전체 보험계약 유지율이 98%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돼 오프라인 기반의 국내 생보업계의 13회차 계약 유지율이 2018년 80.7%인 것과 큰 대조를 보인다.

또한 ‘보닥’의 경우 최근 6개월간 인공지능 보험진단을 통해 내 보험의 적정성을 고객 스스로 파악한 후, 실제 보험계약으로 이어진 비율이 3월 한 달간 최대 25%, 6개월간 평균 21%에 이르고 있다. 반면 해지율은 1건에 불과하다.

이러한 수치는 마이리얼플랜과 보닥 앱을 통해 객관적인 분석과 실질적인 금전적 절약을 얻을 수 있음을 증명한다. 아이지넷 관계자에 따르면, 서비스 시작 후 현재까지 보험료를 줄인 고객수 20만3,476명, 보장을 늘린 고객수 13만467명, 고객이 절약한 보험료의 경우 총 375억원이다. 이는 고객 1명당 월 보험료를 약 1만5,300원 줄인 것으로, 연간 18만3,600원 절감한 셈이다.

김 대표는 “아이지넷은 국내 유일 보험정보회사로 인공지능 설계사를 만든다. 언젠가는 인공지능 설계사를 완벽히 만들어 지금보다 더 정교한 보험진단, 보험추천이 가능하게 해 잘못된 보험에 가입하는 고객이 한 명도 없게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더 많은 투자와 연구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불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다음은 김창균대표와의 일문일답.

보닥은 똑똑한 보험 소비를 돕는다. 진단을 통해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점수지표로 나타낸다.
보닥은 똑똑한 보험 소비를 돕는다. 진단을 통해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점수지표로 나타낸다.

-창업 실패로 얻은 교훈이 있다면?

“변화에 굉장히 민감할 필요가 있다. 직접적인 실패 요인이자 환경적 요인인 미국발 금융위기와 키코사태가 부도의 도화선이 됐지만 그 조차도 변화임은 물론 환율이라는 아주 작은 부분이다. 키코사태와 미국발 금융위기가 아니었더라도 아이지시스템의 위기는 왔을 것이다. 그래서 현재 우리 아이지넷, 마이리얼플랜, 보닥 앱이 어떤 변화 속에 있는지 감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리가 패러다임을 바꿨지만 업계 1등을 차지하리란 보장이 없다. 경쟁사들이 어떤 식으로 도전해오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그 변화를 감지하고 대처해야한다.”

-다시 창업에 나섰을 때 각오가 있었다면?

“다시 일어나야 할 명분이 있었던 것 같다. 금전적인 것뿐만 아닌 마음의 빚 또한 많았다. 회생을 통해 빚은 면했을지 몰라도 채무를 입은 기관, 도움을 준 사람들의 은혜에도 보답을 해야 했다. 그래서 다시 도전해 모든 것을 회복시키자는 각오로 임했다. 그리고 회복함으로써 그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했다.”

-보닥의 입장에서도 보닥 앱을 통해 보험을 계약하는 것이 수요 측면에서 좋을 것 같다. 그런데 보닥은 보험의 공급자측 보다 소비자측에 더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험을 해지하라고 알려주는 어플이라니, 보험업계에서 견제를 받은 일은 없었나?

“처음부터 많은 견제가 있었던 것 같다. 보험산업이라는 곳이 워낙 기술로 승부 하기보다는 영업실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사실인데 보닥으로 인해 영업을 못하게 됐다는 설계사의 항의 전화가 온 적도 많았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보닥으로 인해 영업을 못 하게 됐다면 그동안 잘못된 영업을 해왔던 게 아닐까 생각된다. 다행히 고객에게 정확하고 정직한 보험을 추천하는 우리의 비전에 공감하는 설계사분들이 보닥플래너로 조인하고 있어서 보닥플래너가 많아질수록 우리가 생각하는 정직한 보험문화가 생기리라 생각하고 있다.” -최근 인슈어테크가 주목 받고있다. 마이리얼플랜 혹은 보닥의 국내 경쟁업체는 어떤가?

“아이지넷은 국내 유일의 보험정보회사이며 마이리얼플랜은 국내 최초 보험정보플랫폼이다. 많은 업체들이 보험서비스를 하고 있고 그중 몇몇은 매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서비스는 앞서 말한 보험시장의 불합리성을 타파하기보단 기존의 불합리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여전히 대부분의 보험서비스는 대형 보험대리점이 만든 서비스이고, 그들은 결코 영업실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는 보험정보회사로 영업실적에 치중하는 것이 아닌 정확한 정보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장점이 더 부각될 것이라 생각한다.”

권경연(단국대) 인턴기자 pangy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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