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 운전에 항의하는 상대방 운전자를 가족 앞에서 폭행한 ‘제주 카니발 사건’의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제주지법 심병직 부장판사는 9일 제주 동부경찰서가 가해자 A(33)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운전자 상해)위반과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심 판사는 “A씨가 일정한 직업과 주거지를 가지고 있는 등 도주의 염려나 증거인멸 우려가 인정되지 않고, 부양해야 할 가족도 있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또 “A씨는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일부 다르게 주장하고 있지만 자신의 범행 자체는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7월 4일 오전 10시40분쯤 제주시 조천읍 우회도로에서 자신이 몰던 카니발 차량의 차선을 변경하다 위험을 느끼고 항의하던 상대방 운전자 B씨를 폭행했다. 또 A씨는 당시 5살과 8살된 자녀들 앞에서 B씨를 폭행하고 이 장면을 촬영하던 아내의 휴대폰을 빼앗아 던져버리기도 했다. 경찰은 보복 운전과 아동학대 등 다른 혐의에 대해 증거를 보강하고 추가 혐의를 검토할 방침이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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