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일본 간토(關東)지역 등 수도권을 통과한 제15호 태풍 ‘파사이’의 영향으로 도쿄의 관문인 나리타(成田) 공항이 한 때 고도(孤島) 상태가 됐다. 초속 50m에 육박하는 강풍으로 나리타 공항과 도쿄 도심을 잇는 고속도로와 철도 등 주변이 쓰러진 나무 등으로 막히면서다. 이에 공항에 도착한 사람들이 발이 묶이면서 하루 종일 혼잡을 겪었다.
NHK 보도에 따르면, 나리타공항 운영사(NAA)는 제15호 태풍이 지나간 후인 오전 9시쯤부터 2개 활주로 가동을 재개하는 등 공항 운영을 정상화했다. 그러나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통해 도쿄 도심 등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공항터미널 안은 극심한 혼잡을 겪었다. 나리타공항과 도쿄를 잇는 JR과 게이세이 전철은 철로의 장애물을 치우고 안전운행 여부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려 이날 운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나리타공항에서 도심을 잇는 버스도 안전을 위해 정상 운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공항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은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지만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택시 정류장에는 50여명이 긴 행렬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좀처럼 도착하는 택시가 없는 상황이다. 친구 3명과 함께 유럽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대학생은 “전차도 버스도 이용할 수 없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택시를 기다리던 30대 남성도 “이 곳(나리타공항)은 육지 속의 외딴 섬”이라고 말했다.
교도(共同)통신은 이날 오후 한때 나리타공항에 5,200명의 발이 묶여 있다고 전했다. 이에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빠져나갈 수 없다”, “걸어서 나간다” 등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대중교통 운행이 정상화하기까지 공항터미널 내 혼잡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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