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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옥상화가’ 이번엔 나무와 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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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옥상화가’ 이번엔 나무와 사랑에 빠지다

입력
2019.09.1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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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부터 서울 ‘창성동 실험실’서 네 번째 개인전

김미경 작가의 '제주 가시리 구석물당', 2018~2019년, 펜&수채, 58×77㎝. 작가 제공
김미경 작가의 '제주 가시리 구석물당', 2018~2019년, 펜&수채, 58×77㎝. 작가 제공
김미경 작가의 '제주 동백마을 돌담', 2019년, 펜, 26×36㎝. 작가 제공
김미경 작가의 '제주 동백마을 돌담', 2019년, 펜, 26×36㎝. 작가 제공

이번엔 나무다. 기자 출신 ‘옥상화가’ 김미경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 ‘그림 속에 너를 숨겨놓았다’의 주제 말이다. 김 작가는 자신이 사는 동네인 서촌 곳곳의 건물 옥상에 올라가 풍경을 그려온 ‘서촌옥상도’ 시리즈로 이름을 알렸다. 옥상에서 바라본 인왕산과 사랑에 빠져 화폭에 담았다가, 동네 구석구석의 꽃과 풀을 동경했다가, 이번에는 나무로 마음을 옮긴 것이다.

전시에는 그가 2017년 가을부터 올해 여름까지 그린 70여 점의 그림이 걸린다. 김 작가는 “지난해 초 제주도의 중간산마을 가시리에서 만난 큰 동백나무 구석물당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구석물당은 제주어로 성황당을 뜻한다.

김 작가는 “구석물당 나무는 폭력과 학살, 전쟁으로 마음이 갈갈이 찢긴 가시리 사람들을 위로해주며 수백 년 동안 마을을 지켜오고 있었다”며 제주의 동백나무에 매료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것은 위로와 위안이었다.

김 작가는 서촌의 집 앞 느티나무뿐 아니라 전남 강진, 경북 경주ㆍ포항, 충북 괴산, 강원 강릉 그리고 딸이 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난 나무들에게서도 성황당 같은 존재감을 느꼈다. 그는 “나무야말로 나이가 들면서 더 근사해지고, 인간세계의 일을 다 짐작하면서도 말이 없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친구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대표작품으로 김 작가는 ‘제주도 가시리 구석물당’을 내세웠다. 나무 연작의 출발점이 된 작품이다. 펜으로 그린 검은 현무암 위에 고이 떨어진 동백의 붉은 잎이 처연하다. 작가가 그림 외에 푹 빠져 있는 춤에 관한 연작도 일부 선보인다.

페이스북으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올려 눈길을 끈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 맞춰 홈페이지(www.rooftopartist.com)도 만들어 문을 열었다. 전시에 걸리는 그림들과 전시 소식을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김 작가는 한겨레신문에서 1988년부터 2004년까지 기자로 재직했고 이후 뉴욕 한국문화원, 아름다운재단에서 일했다. 2014년부터 전업작가로 화가의 삶을 살고 있다. 2015년 2월 첫 개인전 ‘서촌 오후 4시’를 연 이후 같은 해 11월 두 번째 개인전 ‘서촌 꽃밭’, 2017년 10월 세 번째 개인전 ‘좋아서’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 개인전이다.

전시는 1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창성동 실험실에서 열린다.

김미경 작가. 작가 제공
김미경 작가. 작가 제공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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