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개 활동 확인 안 되고, 노동신문 피해복구 기사 대부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태풍 ‘링링’ 북상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9일 정권수립 71주년 기념일(9ㆍ9절)을 맞았지만 대규모 행사 없이 조용히 치르는 분위기다. 정주년(5ㆍ10년 단위로 의미 있게 기념하는 해)이 아니어서 열병식 등 주요 행사가 생략될 것이란 예상은 일찍이 나왔으나, 태풍 피해로 인해 축하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북한 매체들은 9ㆍ9절의 의미를 알리고 체제 결속을 강조했지만 기념행사에 관해선 보도하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오늘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1돌이 되는 뜻깊은 날”이라고 자축한 뒤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욱 높이 추켜들고 당이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를 반드시 점령하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통상 9ㆍ9절 전날 당ㆍ정ㆍ군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보고대회가 열리나 이날 오후 5시까지 개최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 활동도 확인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대신 “제국주의 행태가 어느 때보다 노골화되고 적지 않은 나라들이 비참한 운명을 강요당하는 오늘의 세계에서 우리 공화국과 같이 자주적대가 강하고, 국가 안전과 인민 행복을 자력으로 담보해가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기존 자력갱생을 강조한 메시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나마 축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총서기 등 우호국 정상들이 보낸 축전 정도다. 아울러 평양 주민들은 김일성ㆍ김정일 동상이 위치한 만수대 언덕을 찾아 꽃바구니를 진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9ㆍ9절 기념행사가 조촐해진 것은 당초 예견됐던 바다. 정권수립 70주년이었던 지난해엔 고위급 외빈을 초청해 열병식과 군중시위ㆍ집단체조 등 성대한 기념식을 치르고 김 위원장도 김일성ㆍ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하지만 정주년이 아닌 때는 중앙보고대회와 연회 및 문화ㆍ체육 행사 정도만 개최돼 이번에도 같은 수준일 것으로 관측됐다.

여기에 9ㆍ9절 직전인 7일 북한을 휩쓸고 간 태풍 링링 피해가 더해지면서 지도부의 주의가 민생안정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태풍 같은 재난이 발생하면 모든 간부들이 현장 지휘로 나가게 돼 있다“며 “이번엔 태풍 피해가 워낙 극심해 경축할 상황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노동신문은 이날 지면 대부분을 태풍 피해복구 기사로 도배하며 정권이 구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과시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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