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출마 가능성 커지는 폼페이오
후임 국무장관 노리는 볼턴
“회의장 밖에서 대화조차 안해”
존 볼턴(왼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이 지난달 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열린 미국과 이집트 정상 간 회동 자리에서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귀엣말을 하고 있다. 비아리츠=AP 연합뉴스

미국 행정부 내 외교ㆍ안보 라인 참모들 간 불화가 서로 대화조차 하지 않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견제가 커지고 있는 반면 볼턴 보좌관은 오히려 상원의원 출마 가능성이 높아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후임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 초부터 이어졌던 폼페이오 장관의 상원의원 출마 관측은 더욱 힘을 받는 모양새다. 그는 8일(현지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캔자스주 상원의원 출마설에 대한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그의 국무장관이길 원하는 한 해왔던 일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장관 재임 기간을 헤아리며 ”맙소사, 이제 거의 1년 반이다”라며 되레 스스로 출마설을 부추기는 듯한 제스처를 보였다. 실제 대학 강연과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 등 최근 폼페이오 장관의 캔자스주를 향한 행보는 사실상 선거 준비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무장관 자리가 곧 공석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며 트럼프 행정부 내 주요 외교안보 라인도 들썩거리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특히 볼턴 보좌관을 주목하고 있다. CNN은 6일 볼턴 보좌관의 생각을 잘 아는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볼턴이 폼페이오의 정치적 열망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과 이란 정책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 비판을 받는 등 볼턴 스스로도 자신의 행정부 내 입지가 작아지고 있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무장관에 오르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볼턴 보좌관의 자문을 담당했던 마크 그룸브리지는 “볼턴이 국무장관직을 좋아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며 “이전에도 그는 그것(국무장관직)에 대해 여러 번 생각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과 북한 문제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질책을 받아온 볼턴 보좌관의 행정부 내 영향력은 여전히 ‘약세’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CNN은 “마찰을 일으켜온 볼턴과 폼페이오 간 관계는 최근 들어 더욱 악화하고 있다”라며 “공식 회의장 밖에서는 따로 대화조차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심지어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16일 뉴저지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클럽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정책 회의 참석자 명단에서 한 때 제외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부 불화로 일부 동맹국들이 미국 행정부 내 누구에게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고 CNN은 평가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톰 라이트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팀은 수십 년 만에 가장 약하다. 완전히 붕괴될 위기”라며 “이 와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깊은 생각이나 절차 없이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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