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고등학생 아들 봉사활동 조작한 학부모ㆍ상공회의소 직원 징역형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조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조국(54)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사문서위조’가 얼마나 중한 죄인지 관심이 쏠린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문서위조죄 자체가 아주 중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입시와 관련됐을 경우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하며 무겁게 처벌한 사례가 있다.

2009년 A씨는 남편 회사가 속한 상공회의소 직원을 통해 고등학생 아들이 144시간 봉사활동을 했다는 가짜 확인서를 받았다. 상공회의소 직원은 한술 더 떠 “봉사활동 시간이 많으니 상까지 주겠다”며 자기가 보관하고 있던 상공회의소장 도장을 찍어다 가짜 표창장까지 만들어줬다. A씨는 이 문서를 학교에다 냈다.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A씨와 직원에 대해 수원지법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평가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다는 측면에서 개인적 법익의 침해에 그치는 다른 사문서위조ㆍ행사죄보다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교수 사건의 경우 쟁점이 좀 남아 있다. ‘위조한 문서를 행사할 목적’을 입증해야 하는데, 조 후보자 딸의 경우 동양대 표창장 발급시점 2012년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응시 시점 2014년 사이에 2년이란 시간이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입시 2년 전부터 행사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느냐”는 반론을 내놓는다. 이에 대해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위조 사실이 인정된다면 받아다 집에 고이 모셔다 두려고 위조하는 경우가 어디 있겠느냐”며 “의전원 입시 등 구체적인 사용처가 위조 당시에는 명확하지 않았더라고 쉽게 인정될 수 있는 부분”이라 지적했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 또한 “보통 공소장에는 ‘행사할 목적으로 위조했다’고 간단히 쓰는 부분”이라며 무게감을 둘 정도의 반론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가 어학교육원장 자격으로 표창장을 줄 수 있는 권한을 최성해 총장으로부터 위임을 받았는지 여부는 세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총장 직인을 이용한 표창장 발급이 관행적으로 허용됐다 해도 그 관행적 허용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두고 달라질 수 있어서다. 학교 교감이 성적증명서를 부정 발급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1983년 “교장이 부재 중이라 교감이 대신 발급해줄 권한이 있었다 해도 부정한 행사는 그 위임의 범위를 벗어난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위임전결권이 가짜 문서를 내줘야 하는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문서위조 혐의가 성립해도 의전원에 표창장을 낸 것까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을 지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신정아 사건’ 당시 법원은 예일대 박사학위 위조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이화여대가 심사 과정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한 책임을 물어 업무방해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공무집행방해죄 적용 여부는 부산대 의전원의 심사 수준에 달린 셈이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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