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KT-LG전이 비로 취소된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연합뉴스

종착역을 향해 가는 올해 KBO리그 흥행 성적이 10구단 체제 이후 최악의 낙제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까지 치러진 647경기에 입장한 총 관중은 657만6,996명으로 지난해(714만9,107명)보다 8% 감소한 수치다. 전체 일정의 약 90%를 소화한 가운데 800만 관중은 사실상 물 건너 간지 오래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이 목표로 내세웠던 878만명보다는 150만명 가까이 모자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서늘해진 가을 바람이 부는 이맘때 누렸던 효과마저 때아닌 가을 태풍으로 비껴 가면서 10구단 체제로 시작한 2015년(736만530명)보다도 적은 숫자로 막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단별로도 누구 하나 예외 없는 ‘동반 추락’이다. NC만 관중이 늘었지만 관중석이 두 배나 많아진 신축구장 효과일 뿐이다. LG가 88만1,368명으로 최다 관중을 기록 중이고, SK가 87만6,408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지만 100만 관중 돌파는 장담할 수 없다. 특히 두산(84만9,627명)과 LG는 각각 10년과 9년 연속 이어지던 100만 관중 유치가 중단될 위기다.

KBO리그는 2000년대 중반부터 가파르게 성장했다. 2007년 400만명, 2008년 500만명을 차례로 돌파했고 2011년 600만명, 2012년 700만명대로 올라섰다. 2013년과 2014년에는 다시 600만명대로 주춤했으나 2015년 700만명대로 복귀한 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800만명 관중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지난해 관중 상승세가 5년 만에 꺾이면서 4% 가량 줄어들더니 올해는 4년 만에 700만명대 회귀로 이어졌다.

올 시즌 들어 경기 수준의 논란 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KBO리그의 위기는 이미 수년 전부터 예견됐다. 승부 조작과 심판 스캔들을 비롯해 스타급 선수들의 해외원정 도박파문, 음주 운전, 금지 약물 복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파문 등 다양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줄줄이 터져 나온 악재들과 함께 이승엽 은퇴 이후 스타의 부재 또한 프로야구 인기의 쇠락을 부채질했다.

또 2017년 안방에서 개최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예선 탈락하면서 야구팬들의 공분을 산 뒤 전반적인 점검의 목소리가 떠올랐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 구단의 안일한 태도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말로는 ‘위기론’을 꺼냈지만 언제까지 찾아와 줄 알았던 충성도 높은 야구팬들 덕분에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관중이 다 빠진 이제서야 각 구단은 팬 서비스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KBO는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겠다”고 뒷북을 치고 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2년 전까지 꾸준히 야구장을 찾으며 ‘유예 기간’을 줬던 팬들의 경고를 무시한 참담한 결과”라고 혀를 찼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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