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초대 금융위원장인 최종구 위원장이 2년의 임기를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9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최 위원장은 금융위 직원들에게 “지난 2년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상상하지 못했던 제 인생의 과분한 행운이었다”며 “저는 이제 딱히 어려울 것 없는 편안한 생활을 해나가겠지만, 늘 몸과 마음을 다해 응원하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2년의 임기를 돌아보며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지적됐던 가계부채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게 된 것을 성과로 꼽았다. 인터넷은행과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도입 등으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국민의 일상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도 높이 평가했다.
금융이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모험자본 육성과 기업의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회계개혁 등도 주요 업적이다. 최 위원장은 “어떤 환경변화와 어려움이 있더라도 금융혁신의 길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며 “세상은 늘 변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뒤처지게 된다”고 당부했다.
국회를 향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법이 통과되지 못한 탓에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법 개정 작업과 금융포용성 강화를 위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등을 임기 내 마무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후임자에 큰 짐을 맡기고 떠나게 돼 미안하다”는 마음도 전했다. 그는 “우리는 때때로 칠흑 같은 바다를 항해하는 것 같이 두려운 상황에 직면하기도 하는데 이럴 때 일수록 금융의 핵심원칙, 시장과 참여자에 대한 믿음을 등대 삼아 중심을 잡고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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