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ㆍ한국리서치 여론조사]
석 달 전에 비해 5.4%P 하락…1위 민주당은 39%로 ‘동일’
자유한국당이 이른바 ‘조국 블랙홀’ 호재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지지율이 20%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1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6일)마저 맹탕으로 끝내면서 조 후보자 딸 입시 특혜 의혹 등에 분노한 민심을 당 지지세로 흡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국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 결과, 한국당 지지도는 20.5%로 1위인 더불어민주당(38.7%)에 18.2%포인트 뒤졌다. 3위는 8.3%를 차지한 정의당이었고 바른미래당(6.5%), 민주평화당(1.2%)이 그 뒤를 이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은 16.1%나 됐다.
한국당 지지율은 한국일보가 지난 6월 6, 7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당시(25.9%)보다도 5.4%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반면 ‘조국 악재’에 민심 이반을 두려워해야 할 민주당 지지율은 석 달 전(38.7%)과 동일했다.
대통령의 인사 카드가 실패하면 그 여파로 여권의 지지율도 떨어지는 게 보통이지만 이번에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인사파동이 나면 야당은 보통 반사이익을 얻는데 한국당은 이 국면에서 전혀 이득을 못 보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청문회에서 주목을 받은 건 조 후보자에게 쓴소리를 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일 정도로 한국당 의원들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야당의 견제력이 전혀 작동하지 않으니 청문회가 오히려 여권 지지자를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조국 이슈’의 폭발력에도 정당 지지율에 변화가 없다는 것은 이번 사태에 분노한 사람들이 기댈 정당이나 정치세력이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정 전문위원은 “정의당마저 데스노트를 철회하면서 조 후보자 인선에 반대하거나 분노한 이들이 정치적으로 자신들을 대변할 정당이 없다고 느낀 것이 정당 지지율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 이번 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이달 7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RDD(임의번호 걸기)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역별ㆍ성별ㆍ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고,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8.2%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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