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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 35명 맞교환... 러-우크라, 5년 만에 관계 해빙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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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 35명 맞교환... 러-우크라, 5년 만에 관계 해빙 조짐

입력
2019.09.08 17:55
수정
2019.09.08 20:4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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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두 명 중 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7일 키예프 인근 보리스필 공항에서 이날 석방된 영화감독 올레크 센초프와 악수하고 있다. 키예프=A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두 명 중 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7일 키예프 인근 보리스필 공항에서 이날 석방된 영화감독 올레크 센초프와 악수하고 있다. 키예프=AP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자국에 억류 중이던 포로 35명을 맞교환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 악화일로를 걷던 두 나라 사이에 마련된 첫 관계 개선 조치이다. 대화의 물꼬를 튼 이번 포로 석방이 본격적인 해빙 무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반체제 인사로 분류된 35명을 상대국으로 돌려보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양국 당국의 철저한 보안 속에 포로 맞교환이 성사됐다. 5년 동안 크림반도에서 일어난 가장 중대한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크라이나는 풀려난 인사들의 명단을 즉시 공개하고 귀환 장면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키예프 인근 보리스필 공항에서 이들을 직접 맞이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평화를 가져온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올해 4월 말 대통령으로 선출된 그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최우선 정책 순위로 삼고, 억류자 교환 문제를 논의해 왔다.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 24’도 “오랫동안 기다린 기쁜 순간”이라고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트위터에 “평화를 향한 커다란 첫걸음을 뗐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석방 인사 중에서는 영화감독 올레크 센초프가 단연 눈에 띈다. 센초프는 2015년 크림반도에서 반(反)러시아 활동을 하다 테러 혐의로 붙잡힌 뒤 징역 20년형을 받고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복역해 왔다. 러시아 측에서 ‘1급 정치범’으로 지목할 만큼 그의 석방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이다. 이밖에 지난해 11월 케르치 해협에서 러시아에 나포된 우크라이나 군함 승조원 24명, 간첩 혐의로 12년형이 선고된 기자 로만 수셴코 등도 교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우크라이나와 달리 러시아는 TV를 통해 석방 장면만 짤막하게 내보냈을 뿐, 세부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 내전의 중심에 섰던 볼로디미르 체마크가 풀려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의 불씨가 될 조짐이다. 체마크는 크림반도 병합 후 러시아가 지원하는 분리주의 세력이 도네츠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일으킨 내전의 주축으로 꼽힌다. 특히 2014년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탑승자 298명 전원이 사망한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MH17 여객기 격추 사건의 핵심 용의자로 의심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제조사팀은 그의 석방을 강하게 반대했고, 다음달에는 국제 법정에도 세울 예정이었다.

체마크 석방 논란에서 보듯, 서방과 러시아는 여러 쟁점을 놓고 견해 차이가 커 양국의 완전한 관계 정상화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오아나 룬게스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대변인은 “MH17 여객기 격추 사건의 진실과 책임을 밝히는 일이 중요하다”며 “러시아는 정치범 석방을 포함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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