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대표팀의 동메달 주역 이주형(왼쪽)과 김지찬. 부산=연합뉴스

한국 청소년 야구 대표팀이 9회초에 터진 이주형(경남고)의 극적인 역전 2점포로 동메달을 걸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성열(유신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8일 부산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 3위 결정전에서 호주를 6-5로 꺾었다. 예선전 당시 0-1 패배를 설욕한 대표팀은 2008년 이후 11년 만의 정상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2015년 3위, 2017년 2위에 이어 3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가장 빛난 대표팀의 스타는 ‘테이블 세터’ 이주형과 김지찬(라온고)이다. 지난 6일 한일전에 이어 이날 상대 투수의 공에 머리를 또 한번 맞은 이주형은 4-5로 패색이 짙은 9회초 1사 1루에서 집념의 우월 2점 역전 결승포를 날렸다.

키 170㎝의 ‘작은 거인’ 김지찬은 빠른 발로 활로를 뚫었다. 1-0으로 앞선 3회초 2사 후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상대 투수의 견제 실책 때 2루를 밟았다. 이후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 3루 도루를 시도했고, 뒤늦게 알아챈 투수의 3루 송구가 뒤로 빠질 때 홈까지 밟았다. 대회 내내 탁월한 야구 센스를 발휘한 그는 슈퍼라운드까지 타율(0.545), 안타(18개), 도루(10개)에서 타격 3관왕을 달성했다.

대표팀 선수들이 8일 호주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이성열 감독은 경기 후 “이주형이 (공에) 머리를 맞았을 때 놀랐는데, 큰일을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김지찬에 대해선 “우리 팀 최우수선수(MVP)다. 우리 야구의 절반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알아서 잘 나가고, 잘 치고, 잘 달렸다”고 칭찬했다.

동메달 주역 이주형은 “공에 머리를 맞고 처음엔 아팠지만 ‘괜찮습니다’ 하고 출루했다”며 “홈런은 1루 주자 박시원을 2루에 보낼 생각만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행복하다”고 밝혔다. 김지찬은 “꼭 이기고 싶은 경기에서 이겨 속이 후련하다. 공식 프로필 키는 170㎝인데, 사실 163~164㎝ 된다”며 미소 지었다. 대회 기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장재영(덕수고)은 “2학년인데도 감독님이 4번 타자로 내보내 줬다”며 “정말 잘하고 싶었는데 팀에 도움이 못 돼 미안하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이 감독은 대회를 되돌아보며 대회 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가 진행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제 말할 수 있지만 프로 지명을 받은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거나, 결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지명 순위에 따라 알게 모르게 선수들끼리 틈이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부산=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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