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기계, 조 후보자 내정 후 한 달 새 40% 이상 급등… 근거 없는 정보로 투자자 혼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으로 외출을 마친 뒤 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주식시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싼 ‘정치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느 테마주가 그렇듯 해당 종목들은 근거 없는 낭설에 기반해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른바 ‘조국 테마주’로 분류되는 화천기계(코스피 상장)는 지난 6일 주당 5,54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화천기계는 공작기계를 만드는 중견기업으로,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지난달 9일 이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주목 받는 종목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회사의 감사인 남모씨가 조 후보자와 미국 버클리대 로스쿨 동문이라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내정 당시 3,860원(8월9일 종가)이었던 주가는 한 달 새 40% 이상 뛰었다. 특히 조 후보자에 대한 숱한 의혹 제기에도 장관 임명 전망을 밝히는 청신호가 켜질 때마다 주가는 고공행진했다. 일례로 여야가 조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을 극적으로 합의한 이달 4일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결국 화천기계는 청문회가 치러진 6일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차량 전자부품을 만드는 서연전자(코스닥)는 ‘윤석열 테마주’로 통한다. 투자자 사이에서 “최대주주, 사외이사가 윤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소문이 돌면서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6일 전날보다 13.29% 오른 1,960원으로 급등했는데, 이는 전날 윤 총장이 청와대를 향해 “수사개입 말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한 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사중립성을 지키려는 윤 총장의 존재감이 부각되면서 지지 여론이 비등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건물 내부에서 외부 취재진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테마주’라는 꼬리표와 달리 해당 기업들과 당사자들의 연결고리는 불투명하다. 화천기계는 앞서 지난 6월 ‘조국 법무장관 기용설’에 주가가 급등하자 “감사인과 조 후보자가 동문인 것은 사실이나 그 이상의 친분관계가 없고, 조 후보자는 사업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공시했다. 서연전자의 경우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상반기 사업보고서상으론 소문의 진위 여부를 밝히기 어려운 실정이다.

거래소는 테마주에 눈이 멀어 ‘뇌동매매’를 한다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적이 늘어나는 등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개선돼 주가가 오른 게 아닌 만큼 언제든 거품이 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방홍기 거래소 투자자보호부장은 “최근 주식시장 침체로 투자심리를 자극할 만한 ‘재료’가 없다 보니 테마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며 “합리적이고 근거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에 임해야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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