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 “존슨 총리, 민주주의 공격“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극한 대립과 분열이 거듭되는 가운데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이 장관직 사퇴와 탈당 의사를 밝혔다. 러드 장관은 보리스 존슨 총리의 아무 합의 없이 EU에서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 강행을 사임 이유로 밝혔다. 친동생인 조 존슨 기업부 부장관이 물러난 데 이어 내각 각료까지 반기를 들면서 “죽어도 EU 탈퇴”를 고수하고 있는 존슨 총리는 더욱 궁지에 몰렸다.
러드 장관은 7일(현지시간) 내각에서 사임하고 보수당에서도 탈당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리고 존슨 총리에게 보낸 사퇴 서한을 공개했다.
러드 장관은 사임한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직전 내각에서 유임된 인사다. 그는 서한에서 탈퇴 조건 합의 실패, 즉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유지한 채 협상에 임하는 것이 더 유리한 합의를 달성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존슨 총리의 전략을 수용하고 새 내각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러드 장관은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합의 달성이 정부의 목표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기 때문에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가 새 합의를 위한 전략 차원에서 노 딜 불사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노 딜 그 자체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또 당론과 달리 노 딜 방지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보수당 반란파 의원 21명을 즉시 출당시킨 조치를 “정치적 파괴“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존슨 총리에 의해 출당된 의원 중에는 메이 내각의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과 데이비드 고크 전 법무장관, 하원 최장수 현역 의원인 켄 클라크 전 재무장관,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외손자 니컬러스 솜스 의원 등 당 원로ㆍ중진이 다수 포함됐다. 러드 장관은 탈당 후 반란파에 합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처럼 브렉시트를 둘러싼 대립으로 사면초가에 내몰린 존슨 총리는 잇따른 성차별적 표현으로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의회 정회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열린 런던 고등법원의 사법심리에 존슨 총리가 의회 정회 결정과 관련해 손으로 쓴 메모가 제출됐다. 메모에는 “의회의 9월 회기는 의원들이 밥벌이하고 있다는 것을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적혀있었는데, 스카이 뉴스가 입수한 일부 삭제된 메모에 9월 초 하원 회기의 재개는 “여자 같은 공붓벌레 데이비드 캐머런에 의한 것“이라고 존슨 총리가 손으로 쓴 내용이 들어 있었다. 존슨 총리가 옥스퍼드대 동문인 캐머런 전 총리에 대해 성차별적인 표현을 쓴 것으로, 존슨 총리는 런던 시장 시절인 2013년에도 옥스퍼드대에서 최우등 졸업 학위를 받은 캐머런 전 총리를 “여자 같은 공붓벌레”라고 지칭한 바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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