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4600여세대 정전, 양식장ㆍ농작물도 피해
제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광주ㆍ전남에도 강풍 피해가 속출했다.
7일 광주시와 전남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남 신안 등 해안선을 따라 피해가 컸으며, 수확을 앞둔 벼가 쓰러지고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 550여건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신고만 116(광주 40ㆍ전남 76)건 접수되는 등 강풍 피해가 많았다.
침수 피해는 광주 남구 월산동 도로, 화순군 화순읍 주택, 무안군 삼향읍 아파트 등 3건이었으며 침수 직후 배수 작업이 모두 완료됐다.
이날 새벽부터 전남에서는 가로수 전도와 신호등ㆍ간판ㆍ지붕 파손, 정전 등 40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목포시 북항에서는 피항해 있던 3,396톤급 대형 해상크레인선이 강풍에 정박용 밧줄이 끊어지고 닻이 끌리면서 떠밀리는 사고가 발생, 해경이 출동해 안전하게 대피했다.
특히 전날 밤부터 최대 순간풍속 초속 52.5m의 강풍이 관통했던 우리나라 최서남단 신안 가거도항에서는 옹벽 50여m가 유실됐다. 가거도항은 방파제 복구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옹벽 안에 채워진 돌덩이들이 연안여객선 접안 부두로 유실돼 당분간 여객선 운항 차질도 우려된다.
강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여수시와 영암ㆍ고흥ㆍ화순ㆍ장성군 등지에서 벼 314㏊가 쓰러졌고 배 주산지인 나주농가 400㏊ 와 영암ㆍ고흥ㆍ화순ㆍ신안군 등 725㏊ 배와 과일 등 수확을 앞둔 낙과 피해도 속출했다. 현장 조사와 집계가 본격화되면 양식장과 농작물 등 섬 지역의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밤부터 내린 비와 강풍으로 인해 밤사이 신안 4,285세대 등 광주ㆍ전남에서 총 1만4,600여세대가 정전되기도 했다. 한국전력은 대부분 복구를 완료했으나 태풍 특보로 발이 묶인 신안과 진도의 작은 섬들을 중심으로 1,100여 세대가 아직 전기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광주도 오전 6시쯤 광주 북구 오치동 공사장 가림막이 쓰러지는 등 150여건의 피해가 났다.
심한 강풍이 불면서 신안천사대교 등 5개의 대형 교량 통행도 통제됐다가 오후 3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이날 목포와 여수, 완도 여객선 터미널에서 운항하는 53개 항로 88척 운항이 전면 통제되는 등 바닷길과 하늘길도 차질을 빚었다. 무안국제공항과 광주공항과 여수공항에서 이날 오전 운항 예정이었던 항공편들은 모두 결항했으며 오후에는 기상에 따라 운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제선 항공편은 출ㆍ도착이 대부분 지연됐다.
현재 광주와 전남 전역과 서해남부ㆍ남해서부 전 해상에는 태풍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태풍의 영향권에 든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신안군 가거도 145㎜를 최고로, 구례 성삼재 128.5㎜, 광양 백운산 95㎜, 화순 이양 73㎜, 영암 학산 73㎜ 광주 27.3㎜등이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아직 태풍의 영향권에 있는 만큼 해안가나 산, 계곡에서 벗어나 가급적 실내에 머무르고 축대 등 시설물 안전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남도와 각 시ㆍ군도 피해 실태파악에 나서고 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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