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태풍 ‘링링’이 제주를 강타했다. 강한 비바람으로 인해 도내 곳곳에서 시설물 피해가 이어졌고, 전선이 끊겨 1만2,000여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7일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태풍 링링이 제주 서쪽 해상을 지나가면서 제주에는 비바람이 강하게 몰아쳤다.
6일부터 이날 오전 5시 현재까지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제주 102.9㎜, 서귀포 59.8㎜, 고산 40.4㎜, 성산 46.2㎜, 오등 160㎜, 산천단 159.5㎜, 마라도 90㎜, 강정 80.5㎜, 대정 78㎜, 송당 73㎜, 한라산 사제비 336.5㎜, 윗세오름 335.5㎜ 등이다.
또 이날 오전 5시 기준 지점별 최대순간풍속은 한라산 윗세오름 초속 39.3m, 고산 37.7m, 제주공항 31.2m, 구좌 28.5m 등 도 전역에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제주 곳곳에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35분쯤 서귀포시 서호동에서 하우스 시설 2개동이 강한 비바람에 파손되면서 인근 집을 덮쳐 거주자가 임시 대피했다. 또 같은날 오후 11시7분쯤 서귀포시 서귀동에서는 공사장 펜스가 넘어지면서 주변 차량이 파손되고 인근 주택 담장까지 덮쳐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 양식장에서는 정전으로 산소공급기가 작동하지 않아 넙치 2만2,000마리가 폐사했다. 또 서귀포시 강정항에 설치된 무빙워크 2개가 침수됐으며, 화순항 동방파제 안전난간 500m도 파손됐다. 신호등과 펜스, 중앙간이분리대 등 도로 시설 파손도 이어졌다. 이외에 제주4·3평화공원, 봉개매립장, 색달매립장, 학교 등에서도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다.
강풍으로 도내 1만2,000여 가구에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과 한경면, 서귀포시 대정읍, 안덕면, 서호동 등 총 1만2,602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으며, 이날 오후 들어 대부분 복구가 완료된 상태다.
제주를 오가는 하늘길과 바닷길도 이틀째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결항되거나 결항예정인 항공편은 총 276편(출발 141, 도착 135)에 달했다. 이날 태풍이 서해안을 따라 이동하면서 여수와 군산, 청주, 김포로 이어지는 항공편이 오후까지 줄줄이 결항되고 있다. 항공사들은 전국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늦은 오후께나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이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전날 제주공항은 태풍의 영향으로 애초 운항계획 506편 중 출발42편, 도착 53편 등 95편이 결항됐고, 같은날 오후 8시 이후 모든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제주를 빠져나가기 못한 승객만 3,400여명에 달한다.
바닷길도 6일 오후부터 제주와 다른 지역을 오가는 6개 항로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된 상태로, 8일 오전부터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지역은 이날 오후 들면서 태풍 링링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제주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제주도 육상 전역의 강풍주의보를 해제했다. 제주기상청은 또 이날 오후 6시를 기해서는 제주도 앞바다, 오후 7시를 기해서는 남해 서부 먼바다와 제주도 남쪽 먼바다의 풍랑경보를 풍랑주의보로 변경했다. 풍랑주의보는 8일 새벽 해제될 전망이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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