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방자치단체로 분양 보내기 전, 풍산개와 산책 시간을 가지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1. 북한에서 온 풍산개 새끼 6마리, 전국 지자체로 분양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 ‘곰이’의 새끼들이 최근 전국 지자체로 분양됐습니다.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곰이가 낳은 강아지 6마리가 마지막 산책을 한 뒤 지자체로 이사 간다”라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지난해 11월에 태어난 강아지들의 이름은 평화의 염원을 담아 각각 ‘산, 들, 해, 강, 달, 별’로 지어졌으며 문 대통령이 SNS를 통해 직접 강아지들이 태어난 소식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며 “남북 관계의 일이 이와 같기만 바란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었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태어난 풍산개 '곰이'의 새끼 6마리를 쓰다듬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당초 분양은 강아지들이 태어난 직후 논의됐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아직 젖도 못 뗀 강아지들이니 (청와대에서) 좀 더 키운 다음 분양하자”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대통령 말대로 9개월이 지나 곧 성견이 될 나이가 된 강아지들이 각 지자체로 떠나게 된 것이죠. 청와대는 지난 7월부터 강아지들의 분양 계획을 밝혔고, 응모한 지자체 중 서울, 인천, 대전, 광주를 강아지들의 분양처로 결정했습니다.

서울시는 ‘산’을, 인천시는 ‘들’과 ‘해’를 각각 분양받았습니다. ‘강’과 ‘달’은 대전시, ‘별’은 광주시로 떠나게 됐습니다. 인천시는 풍산개 ‘해’를 연평도에 위치한 안보수련원에, ‘들’은 인천대공원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인천시는 ‘해’를 연평도에 보내면서 “평화를 상징할 마스코트로 키울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자치단체로 분양 보내기 전 산책 시간을 가지며 풍산개를 쓰다듬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대전시는 분양받은 ‘강’과 ‘달’을 대전 오월드에서 키울 예정입니다. 또한 광주시가 분양받은 ‘별’은 광주 우치동물원에서 지낼 예정입니다. 서울시가 분양받은 ‘산’은 현재 서울대공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산이의 상태는 현재 건강하며 사육사와 얼굴을 익히는 과정에 있다”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산이는 서울대공원 테마가든에 위치한 어린이동물원의 토종견 놀이터에서 다른 개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가 개를 동물원에 보냈다는 사실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녹색당은 4일, “새로 태어난 강아지들을 동물원에 보낸 것은 반생명적이며 반동물권적”이라며 청와대의 결정을 비판하는 논평을 냈습니다. 녹색당은 “좋은 동물원이란 없다”며 “인간과 교감하고 사적인 관계를 맺고자 하는 성향이 매우 강한 개의 본성을 고려할 때 동물원으로 강아지들을 보낸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색당은 이어 “고유한 삶이 있는 존재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구태적 행정 발상일 뿐”이라며 청와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살아있는 동물을 외교 선물로 주고받지 말고, 또 남북평화 선전용으로 이용하지도 말라는 뜻으로 보이는데요.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형주 대표도 “현대 동물원의 명분은 ‘생물 다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개를 동물원에 전시하는 것은 생물 다양성 보장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선진적인 동물원에서는 개를 전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 대표는 “개는 이미 사람 곁에서 살도록 수많은 시간에 걸쳐서 진화한 동물이다. 잘 기를 수 있는 책임감 있는 가정에 입양 보내는 게 반려문화, 동물보호 인식을 제고하는 데 더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청와대의 결정에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2. 또다시 ‘개 물림 사고’… 하루에 6명꼴로 물린다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개 물림 사고’로 다시금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8월31일 오전 5시쯤, 부산 동구 주택가를 떠돌던 한 혼종견이 반려견과 산책하던 정모 씨를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정 씨는 집으로 피해 들어갔지만 혼종견은 집안까지 따라와 남성의 어머니인 강모 씨의 다리를 물기까지 했습니다. 강 씨의 남편이 야구방망이를 동원해 겨우 개를 떼어낼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 강 씨는 종아리와 정강이 쪽 피부가 찢어져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119 구조대는 마취제 등을 이용해 개를 포획한 뒤 동물보호단체에 넘겼습니다. 경찰은 개가 도사견 또는 핏불테리어 혼종견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구청에 따르면 해당 개의 소유자는 피해자 집과 5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소유자는 경찰 조사에서 “집 마당에 개를 묶어놨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없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소유자는 과거 개가 집을 탈출한 적은 없었고, 사람을 문 적 또한 없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관리 부실이 확인되면 소유자를 입건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충남 보령시의 한 자동차 튜닝숍을 찾은 이모 씨가 알래스칸 맬러뮤트 품종 개에게 물려 전치 3주 피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씨의 진술에 따르면 개는 잠시 화장실을 가려는 이 씨를 뒤에서 덮쳐 목 뒤쪽과 등, 어깨를 차례로 물었습니다. 다급한 이 씨의 목소리를 들은 튜닝숍 직원들이 개와 이 씨를 떼어놓았지만 이 씨는 무서운 나머지 대형견이 쓰는 개집으로 도망쳐 안에서 문을 잠근 채 한동안 나오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씨의 가족은 가게 측이 개를 허술하게 관리한 게 문제라고 주장하며 튜닝숍 사장을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해 현재 경북 구미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개 물림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개 물림 사고를 당해 119 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은 2016년 2,111명, 2017년 2,404명, 2018년 2,368명이었습니다. 하루 평균 6.5명이 개에 물려 병원으로 옮겨진다는 뜻입니다.

지난 6월 경기 용인시에서 발생한 ‘폭스테리어 개물림’ 사건 이후 반려인들의 책임 강화 및 맹견 관리 대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부터 시행할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에 개의 공격성을 평가해 안전사고를 일으킨 개와 개 소유자에게 추가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7월 발표한 바 있습니다. 농식품부는 맹견이 아니더라도 공격성이 강하거나 안전사고를 일으킨 개의 반려인에게는 교육 이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계획은 연내 연구용역을 마친 뒤 동물보호법 개정안에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농식품부가 제시하는 개선안이 과연 연달아 발생하는 개 물림 사고의 해결책이 될지 주목됩니다.

 지난 이슈 업데이트 
 - 케어 박소연 대표, 동물보호소 불법 운영으로 벌금형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동물보호소를 위법하게 운영했다는 이유로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윤성묵 부장판사)는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심에서 50만원을 선고받은 박 대표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한다고 4일 밝혔습니다.

동물보호법 위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동물보호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지난 4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박 대표는 ‘안락사 파문’, ‘업무상 횡령’ 등 제기된 각종 의혹 외에도 동물보호소 불법 운영 혐의로 지방자치단체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2017년부터 충북 충주시 동량면에 유기동물 보호소를 운영해 왔습니다. 문제는 이 보호소가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지 않은 보호소였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점을 들어 충주시는 시설 폐쇄 명령을 내렸고, 박 대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충주시는 박 대표를 형사고발했으며 박 대표는 충주시의 시설 폐쇄 명령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박 대표는 항소심 법정에서 “동물보호소는 가축분뇨법을 적용받는 가축사육시설이 아니다”라면서 환경부도 같은 내용의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목적이나 영리 여부를 떠나 해당 시설의 운영 형태를 보면 사육시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재판부는 환경부의 유권해석에 대해서도 “동물보호소를 가축분뇨 배출시설에서 배제하는 판단을 내렸다고 해서 관련법 규정이 폐지된 것과 같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동물보호소 폐쇄 여부를 결정하는 행정소송에서도 1심 재판부는 시설 폐쇄가 타당하다며 충주시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현재 박 대표는 이 결정에 불복하며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입니다.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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