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역대급 태풍…우리나라 대부분이 위험반원”
13호 태풍 ‘링링’이 자동차를 날릴 정도로 강한 위력을 유지하며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면서 2003년 한반도를 강타한 ‘매미’의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매미는 우리나라 관측사상 최대 풍속(60m/s)을 기록했으며 두 번째로 많은 재산 피해를 야기한 태풍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6일 오후 5시 링링은 서귀포 남남서쪽 약 36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8㎞로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이다. 낮을수록 위협적인 중심기압은 945헥토파스칼(hPa)에 최대풍속은 초속 45m다.
강도로만 보면 링링은 매미보다 약할 것으로 보인다. 링링의 세력이 수도권에 근접하면서 가장 강할 것으로 보이는 7일 오후 3시 중심기압은 965hPa에 최대풍속 초속 37m로 ‘강한 중형 태풍’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미는 우리나라를 관통할 당시 950hPa 안팎으로 ‘매우 강한 중형 태풍’ 위세를 과시하며 파괴적인 바람을 동반했었다.
그러나 링링은 매미를 상회하는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링링이 서해상으로 북상해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이 태풍의 위험반원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위험반원은 바람과 태풍의 진로가 같아 더 강한 바람이 부는 위험구역을 말한다. 북반구에서는 보통 태풍 진로의 오른쪽이 위험반원이다. 실제로 2012년 발생한 태풍 ‘볼라벤’은 우리나라에 접근하면서 세력이 약해졌지만 서해상을 지나면서 역대 재산피해 4위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링링은 서해를 따라 북상한 프라피룬, 곤파스, 볼라벤 등보다 세력이 강하고 서해안에 더 가깝게 북상해 매우 강한 바람과 비 피해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이날 오후 7시를 기해 남해 동부 먼 바다, 제주도 일부 도서, 전남 일부 지역에 태풍 특보를 추가 발효하기로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경남 삼천포 해안으로 상륙해 영남 내륙, 경북 울진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간) 매미는 위험영역이 비교적 좁았지만, 링링은 서해상으로 곧장 올라와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이 강풍영역에 해당한다”며 “보통 서해상으로 올라오는 태풍이 피해가 큰 데다가 링링은 이동속도가 빨라 많은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역대급 태풍에 준하는 바람이 불 것”이라며 “기상 관측상 나타나는 결과는 (매미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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