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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뇌과학자, 신경과학자 약 4,000명이 이달 말 대구를 찾는다. ‘뇌과학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세계 뇌·신경과학총회가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다.

87개국에서 3,500~4,000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행사는 한국뇌신경과학회와 한국뇌연구원이 주최하고, 국제뇌과학기구(IBRO), 아시아·오세아니아 뇌신경과학회 연맹(FAONS)이 주관한다.

80개국 7만5,000명의 신경과학자가 모인 IBRO의 대규모 학술행사인 세계 뇌·신경과학총회는 뇌과학과 신경과학 분야 연구자들이 최신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1982년 처음 열린 뒤 1987년 2회를 제외하곤 4년에 한번씩 개최돼왔다. 이번 10회 총회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다.

6일 총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회 기조강연에는 세포의 이온채널 연구로 1991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에르빈 네어 독일 막스플랑크 생물물리화학연구소 박사가 나선다. 우리나라 과학자 중에선 뇌 연구 분야 석학으로 꼽히는 신희섭 기초과학연구원 단장이 타인의 감정을 인지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공감의 신경행동학적 기전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 외에 인지·행동을 설명하는 최신 연구성과, 홀로그램과 광학장비 같은 다양한 첨단 실험기술이 공개될 뿐 아니라 신경윤리와 양성평등 같은 사회적 문제를 과학의 관점에서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특히 ‘뇌-기계 접속(BMI)’과 뇌 기증을 둘러싼 과학적,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조직위 측은 기대하고 있다.

BMI는 인간의 뇌를 기계와 연결해 외부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로, 뇌신경 신호를 실시간으로 해석해 활용하는 연구 분야다. 과거엔 사고나 질병으로 몸의 일부가 손상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 분야 위주로 BMI 기술이 개발돼왔지만, 지금은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제어하거나 로봇 팔에서 뇌로 전달되는 촉감을 느끼는 정도까지 연구 범위가 넓어졌고 기술 수준도 높아졌다.

실제로 미국 페이스북은 신경세포(뉴런)의 전기 작용을 해독해 사람이 손을 대지 않고도 1분에 100개 단어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BMI 기술을 개발했다. 일본 닛산도 운전자가 뇌파 측정 모자를 착용하면 자동차의 자율시스템이 운전자의 의도를 예상해 운전자가 실제 움직이는 것보다 0.2~0.5초 빠르게 핸들이나 속도를 조작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번 총회에선 이 같은 기술을 뛰어넘어 뇌파만으로 자유롭게 컴퓨터를 작동하고 사람들끼리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미래의 BMI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위는 또 이번 총회를 통해 뇌 기증의 필요성을 적극 알린다는 계획이다. “뇌 질환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실제 뇌 조직을 확보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고 조직위 측은 설명했다. 이에 다른 인체 조직처럼 뇌 역시 기증을 받을 수 있는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브라질과 네덜란드, 일본은 오래 전부터 뇌조직을 모아 놓은 ‘뇌은행’을 운영하며 관련 연구를 뒷받침하고 있다.

신찬영 조직위원회 책임홍보위원장은 “뇌 분야 기초연구의 응용성이 증대돼야 미래 뇌산업 토대를 확보할 수 있다”며 “이번 행사가 뇌 기초연구의 잠재적 실용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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