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간호사의 사망 원인이 이른바 ‘태움(간호사 집단 내 괴롭힘)’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3월부터 5개월간 진상 규명 활동을 벌인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대책위원회’는 6일 서울시청에서 조사 결과 보고회를 갖고 “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은 관리자와 조직환경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진상대책위는 고인이 버티기 힘든 노동 조건과 환경에 처해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고인의 지난해연간 총 근무일은 217일로 동기 19명의 평균(212일)보다 많았고, 야간 근무일 역시 83일로 동기(76일)보다 많았다. 또한 본인이 원하지 않던 간호행정부서로 이동했고, 상급자와 반복적 면담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새로 옮긴 부서에서는 책상과 컴퓨터 등이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진상대책위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에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서울의료원 경영진의 징계와 교체, 간호 관리자 인사처분과 징계도 권고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서울의료원에 간호부원장제와 상임감사제를 도입하고, 간호사 야간전담제를 전면 재검토하는 등 간호사 노동조건을 개선하라고도 제언했다.
서울의료원 5년차 간호사였던 서씨(당시 29세)는 지난해 12월 18일 간호행정부서로 이동한 지 12일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에 ‘조문도 우리 병원 사람들은 안 왔으면 좋겠다’고 쓰면서 태움 의혹이 제기됐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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