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탈루 혐의로 재판받던 구본능(70) 희성그룹 회장 등 LG 총수 일가가 1심에서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송인권)는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 회장 등 총수 일가 14명과 전현직 재무관리팀장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전현직 재무관리팀장들은 계열사 주식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150억원대의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국세청은 지난해 4월 “LG 총수 일가가 소유하던 계열사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구 회장 등은 직접 행위 당사자는 아니지만, 관리 책임을 물어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고발됐다. 검찰은 구 회장 등 14명에 대해 벌금형으로 약식기소 했지만, 법원은 법리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이들이 진행한 계열사 주식 거래가 시장에서 시가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특수관계인 간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이 거래를 진행한 전현직 재무관리팀장들에 대해 “검사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나 없거나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주식거래량을 살펴보면 특수관계인 간 특정거래를 체결하려는 불가피한 사정을 전혀 찾을 수 없을 뿐더러 그런 거래가 없어도 매도와 매수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무팀장들의 혐의를 전제로 기소된 LG그룹 일가의 혐의에도 자연스레 무죄가 선고됐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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