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외교부 정기 감사서 혐의 적발…대통령 순방 예산은 못 건드려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독일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이 지난해까지 6년간 7억원 가까운 공금을 영수증 위조 등의 방식으로 야금야금 빼돌렸다가 최근 외교부 정기 감사에서 뒤늦게 덜미가 잡힌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외교부는 2009년부터 주(駐)독일 대사관에서 근무한 행정 직원 A씨가 예산 관리 업무를 맡았던 2013~2018년 영수증을 조작하는 수법 등으로 공관 자금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하고 현재 내부 조사를 벌이고 있다.

A씨의 횡령 혐의가 적발된 건 7월 외교부 정기 감사 때다. 회계 업무 보조 기간 동안에는 본부에 제출하는 감사 자료도 조작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9월 보직이 바뀌는 바람에 더 이상 감추는 일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불가피하게 비위가 드러난 것으로 외교부가 짐작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 전언이다.

애초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독일 방문을 계기로 대사관에 배정된 대통령 순방 예산에까지 A씨가 손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이는 일단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순방 예산이 대사관 일반 예산과 별도로 배정되기 때문이다.

A씨는 자기 혐의를 인정하면서 횡령 금액 일부를 변제했고, 전액 변제를 위한 계획서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그는 직위해제 된 상태이고, 퇴직하면 귀국해야 한다.

이번 공금 횡령 사건은 올 초 대통령 동남아시아 순방 당시 의전(인사말) 실수와 차관급 양자회의에서의 구겨진 태극기 게양 등으로 외교부가 기강 해이 논란에 휩싸이고 올해 잇달아 재외공관장들이 비위 혐의로 물의를 빚던 와중에 발생했다. 때문에 그간 외교부가 공관 자금과 직원 관리에도 너무 안이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히 조치를 하고 재외공관 회계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반 시스템을 정비ㆍ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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