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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용 해법에 정부 개입? 아니다” 펄쩍 뛰지만, 대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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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용 해법에 정부 개입? 아니다” 펄쩍 뛰지만, 대안이…

입력
2019.09.06 04: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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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총리, ‘1+1+α’ 제시 보도 부인… 1+1안은 진전 없고 美, 한국 양보 압박 가능성 

이낙연 국무총리가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안보대화 개회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안보대화 개회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일 갈등의 도화선이었던 지난해 대법원 강제동원 배상 판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개입하려 한다는 일본 의원발(發) 전언을 정부가 펄쩍 뛰며 부인하고 나섰다. 미국이 중재를 시도할 경우 한국 정부에 책임을 묻고 있는 일본 정부와 타협하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높지만, 사법부 판결에 행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기 어려운 게 정부 처지다.

5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낙연 총리는 ‘이 총리가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과 만나 일본 피고 기업이 먼저 배상을 하면 우리 기업과 정부가 나중에 변상하겠다고 제안했다는 보도가 있다’는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 그렇게 말한 적도, 생각한 적도 없다”고 답했다. 징용 판결이 촉발한 한일 간 갈등의 해법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1+1+α(알파)’ 방안(한일 기업이 배상용 기금을 조성하되 한국 정부가 관여)을 8월 15일쯤 일본 정부에 비공개 제시했다”는 내용의 가와무라 간사장 인용 보도를 일축한 것이다.

그는 “이런 보도가 간사장 본인의 부주의인지 의도인지 오보인지 모르지만 몹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일본 인사가 총리와 한두 시간 대화를 나누고 그걸 얘기하는 자리에서 나온 말 같은데, 구체적 맥락을 봐야겠지만 분명한 건 총리와의 그 시간에 그런 얘기가 안 나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간 징용 배상 판결 해결 관련 논의는 6월 19일 한국 정부가 ‘1+1’안(한일 기업 공동 기금안)을 내놓은 뒤 별 진전이 없는 상태다. 도쿄(東京)의 한 소식통은 “1+1안을 토대로 거기에 뭔가를 추가해 절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양국 간 대화가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배상이든 기금이든 자국 기업이 금전적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또 공개 표명은 없지만 미국 입장은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한일 간 과거사 문제가 해결됐다는 일본 편에 더 가깝다는 게 외교가 중론이다. 해법을 내놓으라는 은연한 압박이 일본보다 한국을 향할 가능성이 크다.

‘1+1’안은 협상 개시용일 뿐 최종안은 아니라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그렇다고 기업이든 정부든 한국 측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일본 정부 요구를 수용해 대안을 내놓기도 쉽지 않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국가주의 관성이 남아 있는 일본의 경우 아베 총리가 지도력을 발휘하면 가능할지 모르지만, 삼권분립 원칙이 뚜렷한 데다 개인ㆍ시민단체가 국가 위에 있는, 극단적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의 대통령에게는 사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레버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한국 정부가 실질적인 징용 피해자 구제를 대부분 책임지되 판결 이행 과정에서는 빠지는 방안이다. 청구권 자금 혜택을 입은 한국 기업이 일본 피고 기업과 함께 배상 기금에 참여하고, 이와 별도 트랙에서 한국 정부가 징용 피해자 구제를 병행하자는 ‘1+1/α’ 투트랙 해법이 대표적이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한국 정부 책임 하에 강제동원 피해자 구제를 실시하는 건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해에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까지 단절되지 않은 우리 법통을 확인하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소송과 관련 없는 징용 피해자에 대해서만 우리 정부가 해결에 나서는 방식이 현재 청와대가 고민하는 최대 양보안”이라고 전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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