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지역 기관, 행사에 총장 명의 상장 수여 기록 나와
“사립학교에서 남발되는 흔한 상” 주장 온라인 퍼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5일 온라인상에서는 ‘동양대 자체에서 총장 명의 상을 남발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지역 기관, 행사에 수여된 동양대 총장상 기록이 속속 등장하면서부터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동양대 총장상을 수여한 기관 및 행사 자료가 올라오면서 이 같은 주장이 확산됐다. 누리꾼들은 우선 2017년 아동문학소백동인회가 주최한 어린이 인성인문강좌 ‘글나라 동심여행’ 수료식에서 대상과 우수ㆍ장려상 17명에게 동양대 총장상을 시상했다는 자료를 공유했다.
2004년 경북과학교사모임 주관으로 나일성천문관과 동양대가 주최한 ‘영주 별잔치’ 안내문도 찾아내 15년 전부터 각종 행사에 총장상이 동원돼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안내문 말미에는 천문동아리가 있는 중ㆍ고등학교 40개 참여팀 중 동아리 발표회와 천체 관측 활동에 두각을 나타내는 팀에게 동양대 총장상을 시상한다고 적혀 있다.
이와 관련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총장이 기록을 관리하는 총장상이 있고 직접 관리하지 않는 것도 있다”며 “예를 들어 어린이 글짓기 대회 때 수여되는 총장상 같은 것인데 이것들은 총장 직인을 찍어 수여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 후보자 딸 표창장의 경우) 사문서 위조가 아니고 총장의 기억도 잘못되지 않았다”며 “총장이 직접 심의하고 결재해 수여하는 상은 아닌 것 같다. 직원들이 관리하는 표창장은 기록이 따로 남아 있지 않고 직인 관리도 소홀했던 걸로 보인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여기저기 흩뿌린 상장을 자기가 모른다고 안 줬다는 동양대 총장은 무슨 의도가 있는 건가”(vv***), “마구 뿌려지고 남발되는 흔한 총장상을 두고 총장이라는 사람이 학자의 명예, 친분을 운운하는 건 직접적으로 의도된 정치적 발언이다”(sm***), “표창장이 어마어마한 게 아니고, 사립학교에서 빈번히 남발되는 학교장의 감사장 같은 거다”(sh***), “같은 총장 명의라도 상장과 표창장은 엄연히 다른데 상훈 대장을 확인하면 될 일”(나***) 등의 의견을 남겼다.
조 후보자 측에 따르면 딸 조씨는 어머니 정경심 교수가 근무하는 동양대 영어영재교육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한 후, 총장 명의 표창장을 받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자기소개서에 기재했다. 그러나 동양대 쪽에서 총장 직인 사용 기록이 없다고 밝히면서 위조 의혹이 일었다. 특히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이날 새벽 검찰 소환조사를 마치고 나와 “정 교수를 잘 알고 그런 상을 줬다면 분명히 기억한다. 조씨에게 표창장을 발급한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일련의 논란에 대한 동양대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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